[현장] "文 왔을 때보다 더 뜨거워" 이재명 등장에 강원도 '후끈'
입력 2022.01.16 00:09
수정 2022.01.16 05:12
李, '매타버스 시즌2' 일정으로 강원도 방문
자신 국정 운영 능력 어필하며 윤석열 '난타'
"점쟁이한테 국정 물어볼 사람" "안보 포퓰리즘"
"군대 안 갔다 온 인간들이 멸공·선제 공격 주장"
15일 오후 강원도 춘천 명동거리 일대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보기 위한 구름 인파가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 후보가 도착하기 전부터 명동거리에서 기다리고 있던 수백여 명의 지지자들은 이 후보가 도착하자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를 쏟아내며 "이재명 대통령"을 연호했다. 이 후보는 이날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시즌2 지역순회 일정으로 강원도를 방문했다.
이 후보는 인파에 떠밀리듯 거리를 이동하면서도, 시민들의 셀카 요청에 일일이 응하며 눈도장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대다수의 시민들은 이 후보의 모습과 움직임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휴대폰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댔다.
한 시민은 이 후보에게 파란색 목도리를 둘러줬으며, 또 다른 시민은 이 후보에게 피카츄 모양이 두 개 찍혀있는 달고나를 주기도 했다. 5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한 남성과 여성은 한 목소리로 "2017년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가 왔을 때보다 분위기가 더 뜨겁다"며 놀라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재명이랑 악수했다", "이재명이랑 사진 찍었다"며 이 후보와의 '근접 만남'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시민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몰려든 수백여 명의 인파로 인해 이 후보는 명동거리 입구에서 '즉석 거리연설'을 하기로 한 지점까지 약 250m 거리를 이동하는데 25분이나 소요됐다.
李, 즉석연설서 "안보 포퓰리즘 외치는 사람들에게 나라 못 맡겨" 尹 직격
이 후보가 연설을 위해 연단에 오르자, 분위기는 한층 더 달아올랐다. 명동거리 일대는 "이재명 대통령" "잘생겼다" "사랑해요" 등을 외치는 시민들의 목소리로 가득 찼고, 이 후보도 한껏 상기된 모습이었다.
이 후보는 연설 시작부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이 후보는 "안보를 악용해 안보 포퓰리즘을 외치는 이 사람들에게 국가를 맡겨도 되겠느냐"며 "북한을 선제 타격하겠다고 협박해서 남북 군사적 갈등이 격화되면 누가 손해를 보느냐"고 했다. 최근 "북한 선제 타격", "주적은 북한" 등의 발언을 쏟아낸 윤 후보를 정조준 한 것이다.
그는 "북한에다가 선거 때 '총 쏴 달라, 그러면 돈 주겠다'고 제안한 집단이 누구였느냐"며 "국민의힘은 이름만 바꿨을 뿐, 한반도 갈등과 이산가족의 고통을 활용하고 이 나라의 미래를 훼손하면서 정치적 이익을 추구했던 사람들이다. 이제 싹 분칠을 다시 해서 전혀 다른 모습인 척하지만 그 본질이 어디 가지 않는다"고 맹비난했다.
이 후보는 또 "국정에 대해 알지 못하고, 모르면 점쟁이한테 물어볼 사람에게 이 나라를 맡길 수는 없다"며 "(대통령은) 국정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점쟁이한테 묻지 않아도 국정방향을 알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TV토론회 때 윤 후보가 손바닥에 '왕(王)'자를 쓴 상태로 참여하고, '천공스승 멘토' 의혹 등으로 '무속 의존 논란'이 불거졌던 것을 겨냥한 것이다.
그러면서 "누군가를 제재하고, 누군가를 후벼 파고, 누군가에게 복수하는 '복수혈전'이 아니라 우리나라가 어떻게 하면 이 위기를 뚫고 더 나은 나라를 만들지 고민해야 한다"며 "경제가 가장 중요하다.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길을 향해 가야하고, 그러려면 유능해야 한다"고 했다. 윤 후보보다 자신이 국정 운영의 적임자임을 강조하며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연설을 마친 이 후보는 인제군의 한 카페에서 군 전역자들과 '명심토크 콘서트'를 진행했다. 이 후보는 "군대 안 갔다 온 인간들이 멸공, 북진 통일, 선제 공격 이런 것을 주장한다"고 했다. 군 미필자인 윤 후보가 최근 이마트에서 멸치와 콩을 구매해 '멸공 논란'을 촉발한 데 이어 '대북 선제 타격론'을 주장한 것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후보 자신 역시 군 미필자임을 의식한 듯 해당 발언 끝에 "내가 좀 그런 느낌이긴 한데"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이 후보는 홍천생명건강과학관에서 바이오산업 관계자들과의 간담회 가진 뒤 춘천 강원도의회에서 강원도 18개 시·군 번영회장 간담회도 소화했다. 16일엔 고성군 통일전망대에서 강원도 미래 비전 공약 발표를 한다. 이어 강릉 중앙성남전통시장을 방문한 뒤 노인행복일자리사업 참여자들과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