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린 윤석열 선대위, 후보 중심으로 슬림화

김종인과 결별...‘윤석열 홀로서기’ 선언

선대위본부장 4선 권영세, 선거전략 총괄

‘윤핵관’ 우려 차단, 권성동·윤한홍 사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거대책위원회 해산 및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기존 선거대책위원회를 전면 해산하고, 후보 중심 ‘초슬림 선대위’를 다시 꾸린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는 사실상 결별했다. ‘윤석열 홀로서기’를 선언하며 현 위기상황에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한다.

윤 후보는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괄·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비롯한 기존 선대위 조직을 허물고, 후보직속 선거대책본부 체제로 효율적인 조직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선대위본부장은 4선 중진 권영세 의원이 맡아 선거 전략·일정·메시지 등을 총괄한다. 선대위는 조직·정책·전략·홍보 등 핵심 기능 조직만 남기고, 실무진들 위주로 꾸려갈 계획이다.

윤 후보는 이날 회견에서 ‘초심’을 강조하며 “매머드라 불렸고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지금까지 선거 캠페인의 잘못된 부분을 인정하고 다시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와 가까운 분들이 선대위에 영향을 미친다는 국민들의 우려도 잘 알고 있다. 앞으로 그런 걱정 끼치지 않겠다”며 “또 국회의원들에게 자리를 나눠주는 것이 아닌 철저한 실무형 선거대책본부를 구성하겠다. 실력 있는 젊은 실무자들이 선대본부를 끌고 나가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거대책위원회 해산 및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아직 선대본부장 외에 구체적인 선대 본부 인사, 조직 등은 윤곽을 드러내지 않았다. 다만 새시대준비위원회를 포함한 기존 선대위 위원회 등은 ‘본부’급으로, 기존 본부급은 ‘단’으로 대폭 축소될 것으로 전망한다.

윤 후보는 ‘권영세 선대본부장 이하 조직 구성 계획’에 대한 질문에 “의사결정기구로서의 기존 선대위의 위원회들은 자동으로 해산이 되는 것이고, 웬만한 본부들도 전부 ‘단’으로 축소해서 하게 될 것”이라며 “정책본부는 그 규모가 방대하고 다양한 분야에 대한 비전, 공약을 발표하고 준비해야 해서 별도로 존치하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동적으로 공동선대위원장이라든지 하는 그 직책 자체는 선대위 해체와 함께 없어진 것”이라며 “앞으로는 우리 2030과 청년 세대를 선거 운동 과정에 주도적으로 좀 참여하게 할 것이다. 어떤 인물를 영입하는 방식으로 우리의 입장을 보이는 것은 많이 지양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김한길 위원장이 사의를 표한 후보 직속 새시대준비위에 대해선 “국민의힘이 정권교체를 열망하지만, 국민의힘에서 담기 어려운 분들이 함께 동행하기 위한 조직이기 때문에, 그분들은 또 나름대로 정권교체를 위해 저희와 같은 길을 걸어갈 거라 생각한다”면서 조직을 유지할 뜻을 밝혔다.

김종인 위원장과의 결별을 택한 만큼 선대위 내 윤 후보의 ‘그립’도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 논란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워졌다. 윤핵관으로 지목받아 온 권성동 사무총장, 윤한홍 전략기획부총장이 당직과 선대위직을 사퇴했다. 앞서 사퇴를 선언한 장제원 의원까지 ‘최측근 3인방’이 윤 후보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백의종군’을 택한 것이다.

윤 후보는 ‘이번 선대위 쇄신이 ‘윤석열 홀로서기’라고도 표현되는데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의 결별로 해석해도 되냐’는 질문에는 “결별이라고 보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선거대책위원회라는 조직이 너무 커서 기동성이 있고 실무형으로, 그리고 2030 세대가 조금 더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고자 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조금 더 청년세대가 캠페인에 주도적으로 뛸 수 있게 하도록 하려면, 의사결정 구조도 단순화하고 실무형으로 바꾸는 게 맞겠다는 판단으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윤핵관 논란을 빚은 권성동·윤한홍 의원 등이 자리에서 물러나도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는 질문에는 “본인들은 후보에게 부담 주기 싫다며 한참 전부터 사의 표명을 했다”며 “선거대책기구에서 물러난다고 하더라도 정권교체와 제 당선을 위해서 열심히 일할 것이다. 그러나 공식 기구에서 물러나게 되면 국민께서 우려하는 그런 일을 하기는 어렵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