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공급 병목현상으로 물가 오름세 확대"
입력 2021.12.21 12:00
수정 2021.12.21 11:12
재화소비를 중심으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데 반해 공급이 이에 미치지 못하는 병목현상이 빚어지면서 물가 오름세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21일 한국은행 조사국 이동원 차장과 이승철·오강현 과장, 강재훈·김윤경·이재진 조사역은 BOK이슈노트 '공급병목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에너지 수급불균형이 에너지원자재가격 상승을 통해 직접적인 물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장기화될 경우 전력난 등을 통해 다른 부문의 공급차질을 야기함으로써 추가적인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 내다봤다.
아울러 축산물가격은 인력난과 물류비용 상승 등에 따른 글로벌 공급차질로 인해 육류를 중심으로 상당폭 상승했으며, 이는 재료비 인상을 통해 가공식품가격 및 외식물가에 대한 상방압력으로도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내구재가격의 경우 차량용 반도체 부족과 해상물류 지체 등으로 주요 선진국에서 자동차를 중심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주요국에 비해 상승폭이 제한적이지만 점차 공급병목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은 노동공급 부족으로 일부 대면서비스업에서 임금상승이 물가에 반영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임금 측면의 물가상승압력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서는 아직 크지 않은 편이라고 봤다
이밖에 최근 건설자재가격 급등으로 주거시설 유지·보수요금 상승폭이 다소 확대됐으나 주거비에 대한 파급효과가 미미해 소비자물가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모습이라고 평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에서도 병목현상에 따른 물가상승압력이 점차 나타나고 있으나 아직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이 보다 장기화될 경우 국내에도 그 영향이 광범위하게 파급되면서 물가상승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더욱이 공급병목 장기화로 인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불안해질 경우 수요·공급 측면의 물가상승압력이 모두 예상보다 커지면서 오래 지속될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