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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이슈] ‘뮤지컬 큰손’ 회전문 관객, 재관람 혜택 요구...제작사는 ‘한숨’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1.11.17 13:41
수정 2021.11.17 08:42

지난해 회전문 관객 비율 19.4%

"재관람 할인으로 가격 부담 덜어주고, 팬덤 강하게 유지"

코로나19의 여파로 공연 시장이 급격히 쪼그라들던 시기, 업계에선 “회전문 관객이 코로나시대 공연계를 지탱했다”고 입을 모았다. 그런데 오히려 회전문 관객을 위한 혜택들은 점점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인터파크

인터파크에 따르면 2018년 조사 당시 뮤지컬 티켓을 구매한 인원은 총 73만2452명이었으나, 지난해 코로나19 당시엔 25만7379명으로 무려 60% 이상이 급감했다. 그런데 동일 작품 3회 이상 구매 인원은 지난해 4만9846명으로 전체 티켓 구매 인원의 19.4%를 차지했다. 회전문 관객 비율이 2018년 7.0%, 2019년에는 12.7% 가량 차지했던 것에 비교하면 코로나19 이후에도 꾸준히 회전문 관객이 증가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들 중에는 한 작품을 무려 88회차 관람한 관객도 있었다.


관계자는 “2021년은 아직 집계가 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시장 전체적으로 뮤지컬 작품이 다양해지고 관객도 증가추세이기 때문에 회전문 관객은 더 활발해졌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회전문 관객이 많았던 상위 작품 랭킹에는 뮤지컬 ‘비스티’(2388명)가 1위를 기록했고, 뮤지컬 ‘드라큘라’(2381명), 뮤지컬 ‘킹키부츠’(2121명), 뮤지컬 ‘미오 프라텔로’(1778명), 뮤지컬 ‘알렉산더’(1670명) 등이다. 이밖에도 순위권에 ‘베어 더 뮤지컬’ ‘시데레우스’ ‘모차르트!’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런 작품들은 대부분 ‘팬덤’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제작사들은 재관람 할인을 비롯한 회전문 관객들만을 대상으로 한 미니콘서트, 출석부 이벤트(출석체크 형식으로 공연 관람 횟수를 표시하고 횟수에 따라 할인 적용) 등 각종 행사들이 잇따라 진행됐다. ‘재관람 고객을 잡아야 공연이 산다’는 판단으로 만든 하나의 마케팅 수단이었다.


그런데 최근 회전문 관객들 사이에서 재관람 할인에 대한 불만이 거세다. 현재 공연 중인 인터파크 상위 10개 작품 중 재관람 할인 등 회전문 관객을 위한 이벤트가 적용되는 경우는 ‘빌리 엘리어트’ ‘빨래’ 등 2~3개에 불과하다.


한 공연 제작사 관계자는 “팬덤으로 유지되는 중소극장의 경우와 일부 대극장 뮤지컬에서 재관람 할인 등의 이벤트가 있었지만, 코로나19 이후 오픈할 수 있는 좌석이 제한됐고 그마저도 일부 대작들 외엔 매진이 되기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할인율을 적용하기 힘든 시스템이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최근 공연계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전의 공연 취소와 연기로 인한 적자를 원상복구 시키기엔 여전히 벅찬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꾸준히 재관람 할인을 적용 중인 작품도 있다. 신시컴퍼니는 현재 공연 중인 ‘빌리 엘리어트’에 재관람 할인율 20%를 적용한다. 현재 대극장 뮤지컬 중에선 신시컴퍼니는 유일하게 재관람 할인을 적용하는 제작사로 꼽힌다.


신시컴퍼니 최승희 실장은 “‘빌리 엘리어트’의 경우 아이들이 나눠서 배역을 소화하는데 이 아이들의 배역을 모두 보기 위해 회전문을 돌면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그런 면에 있어서 재관람 할인은 가격을 덜어드리는 대신, 팬덤을 강하게 유지할 수 있는 하나의 마케팅적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 실장은 “무조건 재관람 할인율을 적용하는 것 보다 다양한 이벤트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일반 남녀노소 불특정 다수에게 사랑을 받는 작품의 경우 길게는 20년 가까이 공연을 하고 있는데, 회전문 관객들에게 할인율을 적용하는 건 크게 의미가 없다”면서 “작품을 여러 번 본다면 물론 제작사 입장에서 도움이 되지만, 그보다 관객들에게 자기만의 놀이문화나 즐길거리를 제공해주는 식으로 이벤트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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