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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 이기려면 더!” 벤투가 찍은 김건희, 유쾌한 각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1.11.09 09:43 수정 2021.11.10 07:41

스트라이커 황의조 부상 공백으로 깜짝 발탁

파주NFC 훈련 입소 앞두고 취재진 만나 각오 전해

김건희 ⓒ 뉴시스

“수천 번 꿈꿔왔습니다.”


김건희(26·수원삼성)는 ‘그분’을 능가하는 선수가 되겠다는 유쾌한 각오를 전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지휘하고 있는 파울루 벤투 감독은 ‘2022 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6차전(UAE/이라크)을 앞두고 김건희를 깜짝 발탁했다. 스트라이커 황의조(지롱댕 보르도)의 부상으로 최전방에 구멍이 생기자 벤투 감독은 오래 관찰해온 김건희(K리그1 6골)를 불렀다.


김건희는 올 시즌 중반까지 6골(1도움)을 터뜨렸지만, 부상 악재로 잠시 멈춰야 했다. 9월 말 복귀한 뒤 조금씩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는데 벤투 감독의 뜻밖의 부름을 받았다.


생애 첫 A대표팀 발탁이라는 설렘을 안고 8일 파주NFC에 합류한 김건희는 입소에 앞서 가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축구를 시작한 뒤 이 자리에서 인터뷰하는 것을 수천 번 꿈꿔왔다”며 “정말 너무 좋다. 훈련을 하고, 기회가 된다면 출전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인 김건희 씨를 떠오르게 한 질문에는 “(내가)더 분발해야 할 것 같다. 그분을 이기려면 지금보다 훨씬 잘해야 할 것 같다”고 웃으면서도 “포털 사이트에 검색했을 때 내가 아니라 그분의 기사가 많이 나오니 가족들이 속상해했다. 내가 잘해서 그분을 이기도록 하겠다”는 유쾌한 각오를 전했다.


김건희도 놀란 발탁이었다. 이번 시즌 K리그1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뽐내고 있는 주민규(31·제주 유나이티드)는 대표팀 소집 명단을 발표할 때도 득점 1위를 달리고 있었다. 5년 만에 토종 득점왕 탄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벤투 감독은 주민규를 외면하고 신예 김건희를 선택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벤투 감독은 지난 1일 주민규를 발탁하지 않은 것에 대해 “플레이 스타일과 적응 여부, 팀에 어떻게 도움이 될 것인지 전체적으로 고려한다. 득점 기록만 놓고 선수를 선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찬스가 오면 골을 터뜨리는 ‘킬러’ 스타일 주민규와 달리 김건희는 벤투 감독이 선호하는 스타일이다. 주민규에 비해 득점력은 떨어지지만 벤투 감독이 강조하는 연계 플레이, 압박과 수비 가담에서는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김건희는 "슈팅이나 연계에서는 다른 선수들보다 자신이 있다. 그런 점에서 감독님 축구에 더 잘 어울리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벤투 감독의 부름은 받았지만 출전 여부는 알 수 없다. 황의조가 빠졌지만 조규성(김천)도 버티고 있다. 다음 A매치 때도 대표팀의 부름을 받을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다. 소속팀 감독 박건하 감독 표현대로 대표팀은 ‘정글’이다. 유쾌한 각오를 던진 김건희가 ‘그분’을 능가하는 존재감을 떨치며 벤투 감독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벤투호는 11일 오후 8시(한국시각) 고양 종합운동장에서 아랍에미리트(UAE)와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5차전, 17일 자정 카타르 도하에서 킥오프하는 이라크와의 6차전에 대비하고 있다. 소속팀 경기일정상 손흥민·황인범·김민재는 김건희 등 보다 하루 늦은 9일 오후 늦게 입국한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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