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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의 챕터투] '미워도...' 다른 건 몰라도 아름다운 대혼전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1.10.29 10:17
수정 2021.10.29 10:20

KBO리그, 정규리그 1~2경기 남겨놓고 역대급 순위 싸움 전개

최종일도 확정되지 않을 수 있는 1위 싸움 ‘타이브레이커’ 가능성도

‘호텔 술판’ ‘올림픽 참사’ 등으로 싸늘해진 팬심 돌이킬 기회

KT 강백호. ⓒ 뉴시스

아름다운 대혼전이다.


‘2021 KBO리그’가 정규리그 1~2경기를 남겨놓고도 1위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설 팀이 결정되지 않았다. 1∼6위까지 순위는 한 팀도 확정되지 않았다.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치러야 알 수 있는 상황이다.


2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사 펼쳐진 경기에서 SSG 랜더스가 두산 베어스를 제압, 4위 팀은 최종일 결정된다. SSG는 4위 두산을 0.5경기 차로 추격하며 4위 탈환 가능성을 살렸다. ‘디펜딩챔피언’ NC 다이노스가 이날 5강 탈락을 확정한 가운데 키움은 29일 KT전에서 운명이 결정된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타이브레이커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1위 싸움.


2경기 남겨놓은 KT와 삼성은 공동 1위에 자리하고 있다. 우승팀은 여러 경우의 수를 떠나 시즌 최종전에 결정된다. 최종전까지 승률이 같다면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하루 앞둔 10월 31일 타이브레이커를 치른다. 2021시즌 순위싸움은 그야말로 역대급이다.


막강한 관중 동원력을 자랑하며 한국 제1의 프로 스포츠로 자리를 공고히 했던 프로야구는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속에 큰 위기에 봉착했다. “경기력이 너무 떨어진다”는 지적과 함께 연봉 거품 논란은 더욱 불거졌고, 올 시즌에는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방역 수칙을 어기고 ‘호텔 술판’을 벌여 국민적 지탄을 받기도 했다.


반전의 계기로 삼았던 도쿄올림픽에서는 프로 선수들로 최정예 멤버를 꾸렸지만, 마이너리거와 은퇴 선수들로 구성한 팀들과의 경쟁 속에서 ‘노메달’ 굴욕을 뒤집어썼다. 불미스러운 일로 출발부터 삐끗했는데 올림픽에서는 끈기와 절실함, 치열함이 묻어나지 않았다는 비판을 들었다. 어느 때보다 절실함을 가진 선수들도 있었지만 팬들의 반응이 그렇다면 그런 거다.


이후 음주운전 일탈 등 그릇된 사생활 문제까지 고개를 들면서 팬심은 싸늘하게 돌아섰다. 실력에 비해 몸값만 높고, 인성까지 도마에 오르자 야구팬들은 각종 야구 커뮤니티에 성토의 글을 쏟아냈다.


잠실야구장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KBO리그는 안팎에서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리그 위기를 타파하고 팬심을 되돌리기 위해 초심을 되찾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팬들이 외면하는 스포츠는 더 이상 존재 가치가 없다는 것은 구단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선수들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야구관람보다 사람들을 끌어당길 흥미로운 도구들은 넘쳐난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다.


지난 18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의 일부 방역 수칙을 완화한 새로운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됐다. 수도권 야구장에서도 관중 입장이 가능하다. 11월부터는 포스트시즌도 시작된다. 역대급 순위싸움을 통해 관심의 불씨를 살린 KBO리그가 포스트시즌에서 멋진 경기력과 흥미로운 전개, 그리고 투혼과 품위로 돌아선 팬심을 달래길 바란다. 싸늘하게 식어버리긴 했지만 여전히 야구를 갈망하는 팬들은 많다. 미워도 다시 한 번 보러와줄 팬들이 있음을 기억하자.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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