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사라진 아이 행방, 친모 석씨 휴대전화 포렌식에 마지막 기대 건다
입력 2021.10.27 18:35
수정 2021.10.27 18:48
석씨가 바꿔치기한 또 다른 여아 행방 묘연…수사당국 8개월째 수사 벌였지만 성과 없어
경찰 "장기미제 안 되게 총력…공소시효 많이 남아 작은 단서라도 찾을 것"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에서 사라진 아이 찾기가 장기 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경찰은 친모 석모씨(48)의 중고 휴대전화 포렌식 작업에 마지막 기대를 걸고 있다.
27일 수사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2월 10일 경북 구미 한 빌라에서 3세 여아가 숨진 채 발견된 이래 8월 17일 숨진 여아의 친모인 석씨가 미성년자 약취 등으로 징역 8년을 선고받으면서 사건은 형사적으로는 일단락됐다.
그러나 석씨가 출산 직후 비슷한 시기에 친딸 김모(22)씨로부터 바꿔치기한 또 다른 여아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수사당국은 8개월째 수사를 벌였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1심 재판에서 석씨는 2018년 3월 말부터 4월 초 사이 구미 한 산부인과 의원에서 친딸인 김모 씨가 출산한 아이를 자신이 몰래 출산한 아이와 바꿔치기해 어딘가에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은 당초 아동학대 사건으로 알려졌다가 유전자(DNA) 검사에서 친모로 알려진 김씨가 숨진 여아 언니이고, 외할머니로 알려진 석씨가 친모로 밝혀졌다.
경찰은 먼저 석씨 출산 기록을 확보하기 위해 대구·경북지역 의원을 뒤졌으나 단서를 확보하지 못했다. 또 석씨의 통화내역 및 금융자료를 분석했으나 지금까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범죄분석관(프로파일러)을 투입해 석씨를 상대로 딸이 출산한 여아가 어디에 있는지 등을 알아내려 했으나 지금까지 석시의 외손녀이자 김씨가 낳은 친딸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석씨가 바꿔치기해 데려갔다는 여아의 행방을 알 만한 주변 인물이나 공범도 찾지 못했다. 영유아 위탁 기관 등을 상대로 대대적인 탐문 조사를 벌였으나 역시 단서를 찾지 못했다.
현재 구미경찰서 1개 담당팀이 일상 업무를 하면서 사건을 계속 수사하고 있다. 하지만 사건이 전국적 관심을 끌면서 잇달아 들어오던 시민 제보도 현재는 거의 끊긴 상태다.
경찰은 석씨가 2017~2018년 사이 임신 및 출산 당시 사용한 중고 휴대전화 2대를 확보해 데이터 복구 및 분석하는 포렌식 작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 가운데 1대는 동남아 국가로 팔려나갔지만 현지 사용자와 논의해 국내로 반입했다. 석씨가 휴대전화를 중고로 판 뒤 여러 차례 초기화된 탓에 복구하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미시 관계자는 "사라진 아이 찾기와 관련해 행정기관이 직접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없어 수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미제 사건으로 남지 않도록 하루빨리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석씨가 쓰던 휴대전화에서 아이를 찾는 데 필요한 정보 등을 찾아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사건 공소시효(10년)가 많이 남아서 작은 단서라도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