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식용 논란 재점화 ②] "국가가 개인 식습관 왜 간섭?…동물단체 표 얻기 위해?"
입력 2021.10.28 05:11
수정 2021.10.29 10:01
'개 식용' 오래 전부터 이어져온 우리 고유의 음식문화…여전히 여름철 보양식 선호
"선거 앞두고 개 식용 문제 다시 거론되는 것은 동물단체나 애호가들 표심잡기 위한 것"
"소·돼지·닭 농장 인플루엔자, 개 농장서 발병한 적 없어…개고기로 인한 질병 없었다"
"개와 인간의 특별한 유대관계? 식용견 따로 있다…합법화해 도축환경 투명하게 공개해야"
작년 1월 진행된 대한육견협회의 '개 식용 합법화 주장 기자회견' ⓒ연합뉴스
'개 식용'을 찬성하는 이들의 가장 중요한 주장의 근거는 개 식용이 우리 전통의 식문화라는 것이다. 개를 먹는 것은 오래 전부터 이어져 온 우리 고유의 음식 문화이고, 지금 운영되는 개 농장들은 위생적 환경에서 다른 가축들과 같은 방식의 도축을 통해 유통된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오히려 '개 식용' 합법화를 통해 더 철저한 관리를 한다면 더욱 안심하고 먹는 음식 문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개고기의 수요는 줄고 있지만 영양 목적으로 개를 식용 가축으로 보고 있는 사람들의 수는 여전히 만만치 않다. 한국갤럽이 2015년에 발표한 식생활 변화에 대한 조사를 보면, 여름철 보양식으로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삼계탕'(43%), '장어 요리'(7%), '개고기/보신탕'(6%), '닭백숙'(5%), '냉면'(4%), '오리(백숙/탕/고기)'(3%), '추어탕'(3%), '닭튀김(치킨)'(3%), '소고기'(2%), '돼지고기'(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개 식용'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개고기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아직 분명히 있고 그 수가 적다고 해도 국가가 개인의 식습관까지 관여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개를 가축으로 판매함으로써 생계를 유지하는 생산자들에게 '개 식용' 금지는 생계를 잃는 일이라고 말했다.
주영봉 대한육견협회 사무총장은 "개고기를 먹는 것은 농경사회 국가가 오랜 식문화이고 아직까지도 개를 식품으로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이 존재한다"며 "오랜 시간을 개 농장 운영으로 생계를 유지해온 생산자들에게 어느 날 갑자기 '개 식용'을 금지한다는 것은 생계유지 수단을 잃는 것이다. '개 식용' 금지에 대해서는 이들과의 합의가 먼저다"라고 주장했다.
조환로 육견인협회 사무총장도 "국민의 일부라고 할지라도 한 사람의 식습관까지 국가가 개입할 수는 없다"며 "선거를 앞두고 '개 식용' 문제가 다시 거론되는 것은 동물애호가와 동물단체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정치적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가축 ⓒ게티이미지뱅크
'개 식용' 찬성론자들은 위생문제와 관련해서도 개 농장에서 질병이 발생한 적이 없고 섭취했을 때도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조 사무총장은 "소, 돼지, 닭 농장에서 발병하는 인플루엔자가 개 농장에서 발병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주 사무총장은 "법으로 식품을 관리하는 것은 식품을 섭취했을 때 건강에 문제가 생길 위험이 있을 때"라면서 "개고기로 인해 질병이나 국민의 건강상 문제가 발생했다면 금지하는 것이 맞겠지만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상황에서 이것을 금지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개가 다른 동물과 달리 사람과 많은 유대감을 쌓아온 동물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들은 반려견과 식용견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당초 식용을 목적으로 키워지고 있는 개들은 소, 돼지 등과 같이 도축하는 시스템이 존재한다는 주장이다.
주 사무총장은 "반려견과 식용견은 이미 구분해서 도축되고 있다. 이른바 동물 학대를 한다고 알려진 소규모 농장들은 사라지고 지금은 체계적인 도축 시설을 가지고 있는 곳이 대부분"이라며 "오래된 농장은 몇십 년씩 식용 목적으로 개를 육종해 발전 유지해 왔고, 많게는 2000마리의 개를 키우고 있다. 무엇보다 돼지를 도축하는 시스템과 같은 방법을 통해 최대한 윤리적으로 도축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사무총장은 "사실 지금도 위생적인 면에서 관리가 잘 되고 있지만 식품으로서의 관리가 부족하다"며 "오히려 합법화해서 도축 환경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위생 문제가 있었던 일부 농장들을 법망 안에서 관리한다면 국민들도 위생 문제를 걱정하지 않고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