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평점’ 손흥민 전방 고립, 전술의 문제?
입력 2021.10.25 07:34
수정 2021.10.25 07:56
실점 이후 볼 점유했지만 슈팅 제로에 그쳐
손흥민과 해리 케인은 양 팀 최저 평점 수모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이 졸전 끝에 웨스트햄 원정서 승점을 얻지 못했다.
토트넘은 24일(한국시간)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22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9라운드 원정 경기서 0-1 패했다.
이로써 시즌 전적 5승 4패(승점 15)를 기록한 토트넘은 승점을 얻지 못하며 리그 6위로 하락했다. 반면, 토트넘전 승리를 거둔 웨스트햄은 승점 17로 차기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마지노선인 4위로 뛰어 올랐다.
토트넘은 지난 22일 열린 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피테서(네덜란드)와의 원정경기서 손흥민과 해리 케인 등 주전 선수들을 대거 제외한 바 있다. 다가올 웨스트햄과의 리그 경기에 집중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누누 산투 감독의 의도는 그 어느 것 하나 맞아떨어지지 않았다. 두 경기 모두 패하면서 빈손에 그쳤기 때문이다.
전술의 문제를 탓하지 않을 수 없다.
전반 내내 팽팽한 중원 싸움을 벌인 두 팀은 서로의 전력을 탐색하고 하프 타임을 맞았다. 해리 케인과 손흥민을 앞세운 토트넘의 공격 작업은 순조롭게 이뤄진 반면, 수비진은 계속해서 뒷공간이 허물어지는 모습이 보이면서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하지만 후반 들어서도 토트넘 수비는 지속적으로 불안감이 노출됐고 결국 후반 27분 선제골을 내주고 말았다.
웨스트햄은 코너킥 상황에서 애런 크레스웰이 올려준 공을 문전에서 버티고 있던 미카일 안토니오가 살짝 발을 갖다대며 토트넘 골망을 갈랐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매우 강한 웨스트햄의 장점이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실점 장면은 어쩔 수 없었다 하더라도 정작 문제는 이후 공격 과정이었다. 토트넘은 0-1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웨스트햄을 압박했지만 슈팅을 단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하는 졸전을 벌였다.
답답함을 느낀 해리 케인이 중원까지 내려와 볼 배급에 앞장섰지만 이미 견고하게 다져진 웨스트햄의 수비력을 깨는데 한계를 보였다.
손흥민은 아예 최전방에서 고립된 모습을 보였다. 미들라인에서의 패스 작업이 원활하지 않은데다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줄 번뜩이는 패스 또한 나오지 않자 상대 수비수 2~3명에게 둘러싸인 손흥민은 제대로 공을 잡아보지도 못한 채 귀중한 후반을 그대로 흘려보내고 말았다.
누누 산투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서 공격이 원활하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 “실점을 제외하면 좋은 경기를 펼쳤다고 생각한다. 볼을 점유했고 경기를 통제했으며 기회를 만들었다”라고 말한 뒤 “상대 박스 안에서 더 공격적이어야 했다. 웨스트햄이 박스 안에 숫자를 많이 둬 공간이 부족했고 더 빠르고 넓게 움직여야 했다”라고 돌아봤다.
모두가 납득할 수 없는 감독의 발언은 결국 변명으로 들리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웨스트햄전은 승리에 대한 의지가 느껴지지 않은 토트넘의 올 시즌 최악의 경기였기 때문이다. ‘풋볼 런던’은 손흥민과 케인에 대해 양 팀 최저인 평점 4를 부여했다. 유연하지 못한 감독의 전술 아래 선수들만 혹평 앞에 놓이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