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반복인가…안철수 출마 변수에 골머리 앓는 국민의힘
입력 2021.10.15 03:00
수정 2021.10.15 07:21
安 출마 움직임에 야권 새로운 과제
'4자 대결'서 이재명에 밀리자 우려
安 평가절하 이준석에 권은희 반발
국민의힘 대선 캠프 측 "어차피 예상…정도 걸어갈 것"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빠르면 오는 17일 대선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원팀 선거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던 국민의힘이 골머리를 앓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 대표의 대선 출마 선언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 대표 본인이 여전히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으나 당 차원에서 대선기획단 출범 등 후보 선출을 위한 수순을 밟고 있는 상황에서 출마 선언은 시간문제라는 평가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 직후 취재진과 만나 "대선기획단 차원에서 여러 검토 과정에 있으니 결론이 나면 참조해서 결정하려고 한다"며 "17일 출마설에 대해선 그날 어떤 계획도 없으며, 그만큼 열망이 많으신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현재 치열한 최종 경선 분위기인 만큼, 아직 당 차원의 뚜렷한 입장을 내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자칫 본선 국면에서 단일화 문제로 인해 지난 4·7 재보선 때와 마찬가지로 보수진영 전체가 혼란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최종 후보로 확정된 이후 가상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대표까지 대상으로 한 4인 여론조사 결과는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평가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의 의뢰로 지난 11~12일 조사해 이날 발표한 '4자 가상대결 지지도' 조사를 살펴보면 윤 전 총장을 포함한 조사에서 이재명 후보가 34.0%, 윤 전 총장이 33.7%를 기록했다. 심상정 후보는 4.2%, 안 대표는 4.0%였다.
홍 의원을 포함해 조사한 결과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해당 조사에서도 이재명 후보가 32.4%를 기록해 27.2%를 기록한 홍 의원을 앞섰으며 안 대표와 심 후보는 각각 5.1%, 5.0%였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p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 야권 관계자는 "우선 안 대표의 출마 자체에 대해서 왈가왈부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안 대표의 출마와 함께 야권 전체에 단일화라는 새로운 숙제가 주어지는 셈"이라며 "야권 전체가 선거 막바지까지 전전긍긍했던 지난 재보선의 경험이 반복되지 않도록 슬기롭게 순리대로 풀어가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라 바라봤다.
실제 안 대표의 출마가 임박함에 따라 양당 지도부의 신경전이 가시화되는 모습이 감지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안 대표를 향해 '야권 2중대'라며 완주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자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즉각적으로 맞받은 것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이 대표를 향해 "자신이 이끄는 배가 부동산에 화난 민심의 바다로 나가기는커녕 산으로 올라가 역술인을 아는지 모르는지, 역술인이 한 말에 동의를 하는지 안 하는지 다투면서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가 이끄는 배가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의 의혹에 가득 찬 민심의 바다로 나아가자 2중대니까 산으로 올라오라는 염치도 없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라 덧붙였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교통방송라디오 '신장개업'에 출연해 "안 대표가 지난 총선 때부터 보인 행보는 우리는 지역구 후보 안 내겠다, 사실상 비례 위성 정당을 자처했던 것"이라며 "그다음에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오면서 출마 일성이 '야권 단일후보'였는데 메시지가 이렇게 반복되면 '나는 야권에서 뭔가 단일후보가 항상 되고 싶은데 그 본진에 가서 경선을 뛸 자신은 없다'가 되어버리는 것"이라 일축했다.
또 "제3지대가 아닌 상황 속에서 야권 단일후보가 되고 싶다는 건 이제 '2중대 정당' 같은 느낌 아닌가"라며 "그걸로 이번에 지난 대선만큼의 파괴력을 내실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 혹평했다.
국민의힘 최종 경선 후보들은 우선 안 대표의 행보와 무관하게 당 경선에 집중하겠다는 복안이다.
원희룡 캠프 박기녕 대변인은 통화에서 "안 대표의 출마는 모두가 예상했던 결과 아닌가, 국민의힘과 합당이 결렬됐을 당시부터 예견된 일이었다"며 "앞으로 국민의힘 최종 후보가 결정되면 단일화를 하자고 할 것이고, 안 대표를 제외한 다른 외부 주자들도 비슷한 계산일 것이다. 이와 무관하게 국민의힘과 원 전 지사는 정도를 걸어갈 것이고, 국민의 최종 선택을 받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선 캠프 핵심관계자도 "원칙적으로 다른 당의 인사인 만큼 출마 자체에 옳다 그르다 평가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안 대표도 그간 줄곧 야권의 혁신을 통한 정권교체를 가장 큰 지상과제로 강조해왔던 만큼, 모두가 걱정하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