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의혹②] 전방위 공세 나선 야권…"화천대유는 누구 것?"
입력 2021.09.16 00:30
수정 2021.09.16 11:33
이재명 측근들 대거 연루 의혹에
"있을 수 없는 일…대형 게이트"
이준석 "화천대유는 누구겁니까"
이재명, 野 의원 아들 근무 사실에 역공 나서기도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 재임 시절 '대장동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수백억원대의 배당금을 받았던 한 신생업체와 유착 관계가 있었다는 의혹을 받는 데 대해 야권이 전방위적 공세에 나섰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5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2015년 성남도시개발공사가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성남 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를 사업계획서 접수 하루 만에 선정했다는 내용이 담긴 기사를 공유하며 "화천대유는 누구 겁니까"라 짧게 적었다.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동차 부품 회사 다스를 차명소유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민주당 진영으로부터 "다스는 누구 겁니까"라는 말이 쏟아져 유행어로 번졌던 것에서 착안해 공세를 취한 것이다.
이 대표가 문제 삼은 내용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하루 만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성남의뜰 컨소시엄의 주주 중 한 곳인 화천대유자산관리가 출자금 5000만원으로 설립됐음에도 불구하고 대장동 개발이 진행된 3년간 577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받은 것을 골자로 한다.
특히 대장동 개발 사업을 주도한 유모 씨가 이 지사의 경기도지사 취임 직후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임명된 데 이어 최근 이 지사 대선 캠프를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화천대유를 설립한 김 모씨는 전직 언론사 간부 출신으로서 사업자 공모 7개월 전 기자 신분으로 이 지사를 직접 인터뷰한 경력이 알려져 특수관계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 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5년 1조 5000억원 규모의 대장동 사업계획서의 접수에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선정 업체 발표까지 불과 나흘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며 "택지 조성 단계부터 자금 조달 능력까지 살펴보려면 통상 2주가 걸린다는 심사가 번갯불에 콩 볶듯이 종료된 건 무슨 이유인가"라고 지적했다.
이 지사가 해당 개발사업을 자신의 '최대 치적'이라 표현했던 점을 겨냥해 허 수석대변인은 "이제 대장동 개발 사업은 이 지사의 최대 치적이 아니라 최대 의혹"이라며 "'국민 관심이 수사의 기준'이라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즉시 수사를 시작해야 할 것"이라 촉구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해당 문제가 대선을 앞두고 여권 유력 주자가 관여된 '대규모 게이트'로 확산될 것을 확신하고 공세의 고삐를 죄는 모습이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 벌어진 것으로, 아마 대형 게이트로 번져서 이 지사가 앞으로 대선 가도를 달리는 데 굉장히 큰 암초가 될 것"이라며 "특혜의 소지가 있는 데 대해 성남시의회 의원들이 자료를 내놓으라니까 지금도 안 내놓고 있는 것 아닌가. 떳떳하면 내놓아야 하고, 그래야 본인이 대선가도를 가는 데 장애물이 안 될 것"이라 강조했다.
대정부질문서 문제제기 이어져
윤창현 "봐도 믿기 힘든 수익률"
김부겸 "조금 상식적이지 않다
정치·행정 별개라 정부 못 나서"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도 김부겸 국무총리 등을 향한 야당 의원들의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공영개발사업에 참여한 민간 법인들이 SK증권의 특정금전신탁을 통해 3억원을 투자한 뒤 3년이 조금 지나 3463억원을 회수했다. 수익률이 무려 1153배로, 눈으로 봐도 믿기 힘든 11만%가 넘는 수익률"이라며 "이 사업에 공동으로 참여한 성남도시개발은 원금25억원으로1830억원을 벌었는데, 민간업체가 이런 수익을 거두는 게 가능한가"라고 물었고 김 총리는 "조금 상식적이지 않다"고 답변했다.
류성걸 의원 역시 "화천대유는 누구의 것인가, 국무총리실이 자체 감사를 하든지 지방 공기업에 대한 감사를 해야한다"고 따졌고 김 총리는 "벌써 몇 차례 걸쳐 감사라든가 관계 당국의 수사가 있었다. 정치적인 부분과 행정적인 부분은 별개여서 정부가 나설 수 없는 상황"이라 말했다.
대선 주자들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윤석열 캠프의 김기흥 수석부대변인은 "화천대유가 출자 대비 1000배 이상의 수익을 가져갔다"며 "공수처는 가능한 한 빨리 이 지사와 화천대유 소유주와의 관계, 공모 과정의 특혜 의혹에 대해 엄정하게 수사에 나서야 할 것"이라 말했다.
유승민 캠프에서 대변인을 맡고 있는 동시에 성남시의원으로서 이 지사의 '대장동 특혜' 의혹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해왔던 이기인 대변인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 지사가 화천대유가 어떤 과정으로 선정됐는지 모르는 일이고, 금융투자자한테 문의하라며 핵심적인 부분을 회피하고 있는데 아마도 공적인 영역에서 민간기업은 뒤져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발언한 듯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변인은 "이 지사는 성남의뜰에 영향력을 끼치는 회사가 SK증권과 하나신탁 말고도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있다는 사실을 간과했다"며 "성남의뜰에서 수천억이 오가는 자산관리회사를 선정하는데 이사회 의결 없이는 당연히 선정할 수 없다. 사외이사였던 성남도시개발공사 김 모 개발 1처장이 본인도 모르는 사실이라고 해명한다면 그것도 큰 문제로, 공사의 입장에서 수천억의 이익을 그냥 날려버린 파견 사외이사이기 때문"이라 강조했다.
아울러 이 대변인은 이 지사를 향해 "이번 사안만큼은 무작정 오리발을 내밀다간 큰 코 다칠 것"이라며 "성남시의 출자출연기관 공기업인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라 했다.
한편 문제가 된 화천대유에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근무했던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화천대유 설립자인 김 모씨는 곽 의원과 성균관대학교 동문 사이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곽 의원 측은 아들이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대학원에서 도시·부동산개발 등 관련 학과를 전공한 전공자이며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해 입사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곽 의원의 아들이 화천대유에 입사한 2015년은 곽 의원이 국회의원에 당선되기 이전이다.
이재명 캠프는 즉각 역공에 나섰다. 김남준 대변인은 "이 지사에게 들이댄 잣대대로 보자면 곽 의원 아들의 화천대유 근무는 '야당 게이트'이자, 전직 검찰과 법조기자의 이권 카르텔"이라며 "이 지사를 어떻게든 음해해 보려는 저질 꼼수는 그만두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자들은 빨리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