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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바뀐 레바논, 짜증나는 침대축구 접나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1.09.07 18:00
수정 2021.09.07 18:00

침대축구 진수 보여준 레바논 상대로 월드컵 최종예서 2차전

2차 예선 뒤 이반 하섹 감독 부임 "극단적 수비 축구 안해"

이른 시간 선제골 넣고 주도권 잡으면 침대축구 사전 차단

레바논 축구대표팀 이반 하섹 감독. ⓒ KFA

2차예선에서 침대축구의 ‘진수(?)’를 보여줬던 레바논 축구대표팀이 변화할까.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피파랭킹 36위)이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킥오프하는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2차전에서 레바논(피파랭킹 98위)과 충돌한다.


홈에서 치른 1차전에서 이라크와 0-0 무승부에 그친 벤투호로서는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경기다. 날씨와 불안한 현지사정 등으로 악명 높은 중동 원정을 조금이라도 수월하게 넘기기 위해서는 홈에서 꼭 승리를 챙겨야 한다. 지난 2019년 2차예선 때는 레바논 원정에서 0-0 무승부에 그쳤다.


객관적인 전력상 레바논은 이라크 보다 레벨이 낮다. 레바논은 주전 미드필더 바셀 즈라디 등 여러 선수가 코로나19 밀접 접촉으로 한국 원정에 나서지 못했다. 기존 전력보다 약화된 상태에서 한국전을 치른다.


하지만 레바논은 전력 이상의 무기(?)가 있다. 벤투 감독과 손흥민 등이 치를 떠는 침대축구다. 김학범 감독은 “참 짜증나게 축구한다”고 일갈한 바 있다.


벤투호 역시 호되게 당했다. 지난달 홈에서 가진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최종전에서 레바논을 상대했는데 가까스로 이겼다. 상대의 고의적인 시간 끌기에 시달렸다. 레바논 선수들은 작은 몸싸움에도 그라운드에 누워 나뒹굴었다. 지긋지긋한 침대축구를 놓고 주심에게 항의했지만 쓰러진 선수를 향해 주심도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침대축구에 말린 벤투호는 위기에 빠졌다.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침대축구로 인해 신경이 날카로워진 벤투 감독은 바닥에 있는 물병을 두 차례 걷어차기도 했다. 손흥민의 페널티킥 골과 레바논의 자책골이 아니었다면 홈에서 예상 밖의 결과를 받아들 뻔했다.


다행히 그때의 감독은 아니다. 2차예선 후 자말 타하 감독이 물러나고 체코 국가대표 출신의 이반 하섹(58) 감독이 부임했다. 유럽과 일본, 중동 프로팀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다. 부임 직후에는 유럽에서 전지훈련을 가졌고, 아랍에미리트(UAE) 원정 1차전에서 0-0으로 비기며 승점을 챙겼다.


감독은 바뀌었지만 밀집 수비와 침대 축구로 한국 축구의 혼을 빼놓았던 레바논은 이번에도 극단적인 수비 축구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크게 뒤지는 데다 원정경기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반 하섹 감독은 “한국전에서 수비에 치우친 전술만 구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몇 차례 강조했다. 이는 침대축구도 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중동 선수들의 오랜 전통과 같은 침대축구 습성을 단번에 바꾸기는 어렵다.


파울로 벤투 감독.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중요한 것은 상대가 침대축구를 하든 안하든 이길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침대축구 파훼법은 간단하다. 이른 시간 선제골을 넣고 주도권을 잡으면 된다. 이라크전에서 0-0 비긴 뒤 침대축구냐 아니냐는 논란과 잡음에 휩싸인 것은 한국 축구로서도 자존심 상하는 상황이다.


벤투 감독도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전술 대신 초반부터 손흥민-황의조-황희찬 등 우수한 유럽파 공격수들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맞춤형 전술로 침대축구를 차단하면서 통쾌한 승리를 선사해야 한다. 부임 후 3년이 흘렀다. 이제는 정말 그래야 할 때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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