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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계, 생색내기 정책에 폭발…“목소리가 안 들린다면 나갈 수 밖에”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입력 2021.09.07 06:32
수정 2021.09.06 21:07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한 인센티브 “생색내기 정책일 뿐 도움 안 돼”

“언제까지 이해만 구할 건가”…안이한 정부 대처에 불만만 쌓여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8일 전국서 차량 시위 예고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가 1년 넘게 지속되면서 외식업계의 불만이 극도로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영업시간 단축에 따른 매출 부진에 최근 대출 축소까지 겹치면서 더 이상 영업을 이어갈 수 없다는 하소연마저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장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대책 마련보다는 본격적인 집단행동에 나설 시점이라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방역당국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이달 6일부터 10월 3일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음식점 등의 영업시간은 오후 10시까지로 1시간 다시 길어진다.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한 사적 모임 기준 완화 인센티브도 확대된다. 이날부터는 4단계 지역의 경우 식당·카페 등에서 접종 완료자를 포함해 6명까지 모일 수 있다.


당초 4명까지 모일 수 있었던 낮에는 접종 완료자 2명을 포함해 최대 6명까지, 2인 모임이 가능한 오후 6시 이후에는 접종 완료자 4명을 포함해 6명까지 모일 수 있는 셈이다.


업계의 반응은 절망을 넘어 분노로 표출되는 분위기다. 생색내기식 정책을 반복하는 정부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한 인센티브의 경우 하등 도움이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 마포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정모씨는 “지금 상황에 접종 완료자라고 해봐야 60~70대 노년층이 대부분인데 어르신들이 저녁에 나와 밥을 먹고 술을 마시겠느냐”며 “효과가 없을 게 뻔한 정책을 너무나 당당하게 인센티브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접종 완료자라고 해도 백신 접종 완료 문자나 증명서 등으로 확인을 해야 하는데 휴대폰 사용이 미숙하거나 증명서를 들고 다니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면서 “사실상 이전과 달라지는 부분이 없다. 속만 터지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정부가 외식을 비롯해 자영업자에게만 방역 책임의 짐을 지우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이 커지고 있다.


앞서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여러분의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충분하지 않은 수준이지만 엄중한 방역상황을 고려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밝혔다.


이 발언을 두고 외식 등 자영업자들이 주로 가입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유독 우리에게만 이해를 구하는 이유가 뭐냐’, ‘이해하다가 장사 접은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등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한국경제연구원이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자영업자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39.4%가 현재 폐업을 고려 중이라고 응답한 바 있다.


자영업자 10명 중 4명이 폐업을 고려할 정도로 상황이 어렵다는 의미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고강도 거리두기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자영업자의 도미노 폐업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제는 말로만 할 게 아니라 본격적인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오픈채팅방 등 주요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오는 8일 전국 심야 차량시위에 동참하자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8일 서울과 대전, 경남 등 전국 9개 지역에서 3000여대가 참여하는 차량시위에 나설 예정이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에서는 현재 상황에 대한 경각심이 없는 것 같다”며 “우리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면 더 잘 들리도록 거리로 나가는 수 밖에 없다. 업계에서도 끓는 냄비 속 개구리처럼 죽을 바에는 목소리라도 내보자는 얘기가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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