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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세균 "저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세 분이 인정한 후보"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입력 2021.09.04 03:00
수정 2021.09.03 23:43

"근거리 미인이라…가까이서 봐야 진국"

"소득 4만불 시대 열어 선진국 만들겠다"

"1인 미디어 포함 언론개혁 필요"

"이재명 유독 잡음 많아, 회피말고 해명해야"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후보가 3일 데일리안과 화상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정치권에는 대통령은 5년에 한 명 나오지만, ‘정세균’은 다신 나오기 힘들 것이라는 말이 있다. 그야말로 화려한 이력이다. 기업 임원부터 국회의원, 장관, 집권여당 원내대표와 대표, 국회의장, 국무총리까지 주요 공직은 다 거쳤다. 무엇보다 수많은 공직을 거치면서 특별한 논란 없이 무난하게 책무를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세균 후보도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정 후보는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일솜씨가 좀 있는 편이다. 김대중 대통령이 발탁했고, IMF 때 노사정 대타협을 제게 맡겼다. 노무현 대통령은 산업자원부 장관으로 임명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국무총리로 저를 쓰셨다”며 “제 분의 대통령이 저를 인정했다”고 말했다.


이는 경제·외교 분야에서 경쟁 후보들과 차별화되는 강점이다. 기본소득 혹은 신복지 등 경쟁 후보들이 ‘분배’를 우선하는 정책을 내놓을 때 정 후보는 ‘SK 노믹스’로 명명한 성장 정책을 전진 배치했다. 정 후보는 “소득 4만 달러 시대를 열면 세수도 증대되고 복지 수준도 높일 수 있다”며 “돈을 나눠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동료, 선후배들로부터 인망도 두텁다. 민주당 의원들은 물론이고 경쟁 중인 후보들도 정 후보를 “멘토로 모시고 싶다”는 말을 할 정도다. 문제는 대중적 지지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 후보는 “우스갯소리를 하면 저는 근거리 미인”이라며 “가까이서 보면 정세균의 진가를 아는데 조금 불리한 것 같다”고 했다.


정 후보는 그러면서 “다음 대통령이 가져야 할 자질은 경제와 외교 전문성, 그리고 도덕성”이라며 “저는 경제 분야에 확실한 차별성이 있고, 외교도 장관과 총리 활동으로 제일 고수다. 그런 점에서 제가 적임자”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도전 중인 정 후보와 데일리안 김소영 정치부장의 대담은 3일 비대면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됐다. 정 후보는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라 현재 자가격리 중이다. 새로운 방식에 정 후보는 “시간적으로 경제적이고 소통도 아주 잘 되는 것 같아 대만족”이라고 했다.


다음은 정 후보와의 일문일답.


Q. 자가격리 중이신데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 선거에 굉장히 마이너스가 됐을 것 같다. 정 후보같이 스킨십 좋은 후보들이 비대면 선거에 어려움을 많이 겪더라.


“손해가 막심하다. 그래도 ‘궁적통’이라고 온라인으로 회의도 하고 전화를 많이 했다. ‘슬기로운 격리 생활’이라는 프로그램도 만들어서 제가 하고 싶은 이슈가 있으면 얘기도 한다. 이렇게 언론과도 (온라인으로) 나름 접촉이 되고 있어서 긍정적으로 생각 중이다.”


Q. 예비경선 전부터 연기 요구가 많았으나 관철되지 못했다. 일주일이라도 연기하자는 요청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는데, 당 지도부에 서운하진 않나.


“당 대표를 세 번이나 했기 때문에 지도부 고충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후보자가 격리돼 제대로 선거운동이 안 된다. 이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하는 게 유능함이다. 정당 운영에 유능하다고 평가 받긴 어렵다. 그래도 이해하려 노력 중이다.”


Q. 먼저 주요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언론중재법 처리가 여야 합의로 일단 미뤄졌다. 징벌적 손해배상과 고의중과실 추정이 가장 문제였다. 이에 대한 후보자는 어떤 입장을 가지고 계신가.


“언론은 언론자유의 신장을 향유하고 있는데, 언론에 대한 신뢰는 떨어져 있어 언론개혁은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공감대를 마련하면서 가는 게 좋다는 게 제 입장이다. 기자들에게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는 것은 고쳤고,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는 청구 대상이 안 되는 것으로 수정됐다. 이번에 약속한 기간에는 결론을 내는 게 좋겠다. 이런 문제로 계속 갈등하면 국민이 피로감을 느낀다.


제도언론도 중요하지만 1인 미디어 같은 데서 가짜뉴스가 양산되는 측면이 있다. 그 부분이 빨리 다뤄져야 하고,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과제들을 이번에 함께해서 언론 관련 현안을 이번에 잘 정리했으면 좋겠다.”


Q.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에서 작성한 이재명 지사 낙하산 인사 명단이 나왔다. 정 후보도 토론회에서 관련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최근에는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이 과거 이 지사를 무료변론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이런 의혹들에 대해 어떻게 보고 계신가.


“이재명 지사의 경기도가 인사 문제로 유독 잡음이 많은 것 같다. 국민이 실망감을 키우지 않을까 우려가 있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 이 후보가 직시하고 해명할 것은 하고, 잘못한 것은 사과해서 정리하는 게 좋은데 답변을 회피하거나 거부하는 것은 잘못됐다. 이 지사는 의혹이 제기되면 성실하게 해명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Q. 본선 후보의 가장 중요한 덕목을 ‘도덕성’이라고 꼽았다.


“유엔 무역개발회의에서 대한민국을 공식 선진국으로 분류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됐다고 본다. 그렇다면 사회 시스템도 전반적으로 선진화돼야 한다. 그래서 (대통령의) 도덕성이 매우 중요하다. 도덕성 테스트를 정당에서 하면 좋은데 안 하고 있으니, 언론에서 철저히 검증해달라.”


Q. 언론에서 후보의 도덕성이나 청렴함을 중요한 미덕으로 다뤘는데, 어느 날부터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


“부동산 관련해서 후보들 검증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부동산이 국민적 관심사가 아니냐. 정당이 하면 좋겠지만 언론이라도 각 후보들의 재산형성 과정부터 검증해서 국민에게 알려드릴 책무가 있다. 뉴스거리도 되고 한 번 해보시라.”(웃음)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후보가 3일 데일리안과 화상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Q. 도덕성 문제가 나와서, 조국 전 장관 딸의 7대 스펙이 다 위조됐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다시 민주당이 조국의 강에 빠지는 게 아니냐. 민주당의 모습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6월에 송영길 대표가 입장을 정리하고 국민께 사과했다. 저는 그것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언론이나 정치권에서도 조국 전 장관과 그 가족을 놔줄 때가 됐다. 이미 당에서도 사과를 했고 자꾸 소환할 이유가 없다. 그렇지만 검찰이 조국과 그 가족 등에 대해 과도한 수사를 한 것은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검찰이 유독 조국과 그 가족, 관계자에게 과잉 수사를 한 것은 사실이다.


냉정하게 보면, 그 문제는 법대로 하면 될 일이다. 법원의 재판 결과는 당연히 승복해야 하고, 이 문제가 거론되는 것은 지혜롭지 않다. 조국 전 장관은 이제 공인이 아니고 법의 심판을 받고 있으니 법에 맡겨 두는 게 어떨까 싶다.”


Q. 이제 후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우문이지만 핵심이다. 차기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이고 왜 정세균이 다음 대통령이 돼야 하나.


“지금의 시대정신은 불평등 해소다. 불평등이 너무 심화돼 젊은이들이 좌절하고 꿈과 희망을 갖지 못하고 있다. 또 코로나19가 우리 사회에 더 많은 불평등과 문제를 던졌기 때문에 여기서부터 전환적 회복을 해야 한다.


핵심은 경제다. 소득과 자산 불평등 모두 결국은 경제다. 저는 혁신성장을 통해 4만 달러 시대를 열겠다고 말씀드렸다. 4만불 시대가 되면 세수도 증대되고 형편이 나아져 복지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다.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돈을 나눠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장이 중요하다. 그래서 ‘사람중심 혁신성장’을 주장하고 있다. 제가 경제 전문가이자 외교적으로도 고수라고 생각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국내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고 국제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기 때문에 경제와 외교 전문성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제가 적임자라고 생각한다.”


Q. 다른 후보들과 비교했을 때 정세균의 후보와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경제 전문성이다. 여야를 통틀어 실물경제를 아는 후보가 없다. 저는 기업에 18년 있었고, 그중 9년은 미국 현지에서 근무했다. 또 의원, 국회의장, 장관, 총리로 외교활동을 했기 때문에 외교의 고수다. 다음 대통령이 가져야 할 전문성은 경제와 외교 두 가지라고 말씀드렸다. 거기에 더해 도덕성에 확실한 차이가 있다. 본인이나 측근 관련해 아무 문제가 없는 사람은 제가 유일할 것이다.”


Q. 시민 입장에서 전문성이나 도덕성 같은 요소는 결국 ‘매력’이라는 말로 수렴이 되는 것 같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덕목인데, 그런 면에서 정 후보는 많은 의원에게 멘토라는 얘기가 들린다. 주위에서 존경을 받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제가 일솜씨가 있는 사람이다. 지금까지 모든 직책에서 성과를 냈다. 저와 함께 일한 사람은 일할 줄 알고 책임의식이 강하다고 인정한다. 세 분의 대통령이 저를 인정해 주셨다. 김대중 대통령은 저를 발탁했고 IMF 때 사회적 대타협을 맡기 셨다. 노무현 대통령은 산업자원부 장관으로 임명해 주셨고, 전당대회 때도 밀어주셨다. 문재인 대통령은 저를 총리로 만들어주셨다. 세 분이 인정한 사람으로 자부심이 있다.


우스갯소리로 저를 근거리 미인이라고 한다. 가까이서 보면 정세균의 진가를 안다. 그런데 원거리에서는 잘 안 보이는 모양이다. 원거리 미인들이 있는데, 그분들이 팬덤도 만들고 표를 모으는 데는 더 유리한 것 같더라.”(웃음)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후보가 3일 데일리안과 화상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Q. 민주당에 수많은 대표가 있었지만 가장 잡음 없이 임기를 마친 유일한 당 대표가 후보 아니었나. 그 자체가 원만하고 큰 인품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 하는데, 치열한 경선에서는 부각에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지지율 반등 시기를 언제로 잡고 있나.


“1차 슈퍼위크다. 추석 전 1차 대회전에서 나름 성과를 내야 반등이 가능할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쉽지 않다. 그래서 이번 주말에 충청권에서 출발을 잘 해보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런데 코로나가 약간 방해를 하고 있다.”


Q. 비장의 한 수가 있다면.


“충청권에서 두 분(이재명·이낙연)이 너무 싸우니까 대안을 찾는 분위기도 있다고 한다. 품격이 있고 안정감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충청 분들이 그런 리더십을 굉장히 중시하기 때문에 정세균이 어필하는 게 아니냐는 여론이 있다. 그래서 내심 기대 중이다.”


Q. 공약을 굉장히 많이 발표하셨다. 본인의 공약 중 가장 자랑하고 싶은 공약 한 가지만 꼽는다면.


“‘질 좋은 성장론’ ‘분수 경제’ ‘항아리 경제’ 등 정세균표 경제이론을 가지고 있고 책도 냈다. 그런데 지금 심각한 것은 부동산 문제다. 정세균이 대통령 되면 부동산 문제는 확실히 해결된다. 가격이 2017년 수준으로 하향 안정화되고, 중산층은 적정 가격에 내집을 가질 수 있다.


주거 취약계층은 양질의 임대 아파트를 다량 공급해 해결할 것이다. 그중에 학품아(학교를 품은 아파트) 공약이 있다. 학품아는 노후 공립학교 재개발 때 저층은 학교, 위는 임대 아파트로 공급하자는 것이다. 기술이 발전해 소음은 문제가 없고, 아이들이 등하교를 멀리서 하지 않으니 안전하다. 학품아는 국민의 주택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공약이라고 생각한다.”


Q. 학품아는 공간 활용 차원에서 눈길을 끌 수 있겠다.


“서울 같은 곳에 시범적으로 해보고 괜찮다면 확대할 수 있다. 사실은 전에 종암 경찰서 건물을 높이 올려서 경찰서를 저층에 두고 아파트로 해보자는 그런 제안 있었다. 그런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Q. TV 토론회에서 이 지사의 기본소득 재원 문제를 지적하시면서 증세 문제를 언급하셨다. 후보님도 기본적으로 증세에는 긍정적인 입장인 것 같은데, 이 지사와 무엇이 다르고 무엇이 같은가.


“증세가 금기도 아니지만, 또 만병통치약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필요하면 국민의 동의를 받아서 해야 한다. 만약 국민이 복지 확대에 합의를 하신다면 당연히 증세를 해야 한다. 재원이 없는데 어떻게 복지 확대하겠나. 누구든지 정직하고 명확하게 국민께 설명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재명 지사는 재원 대책을 물어보면 명쾌하게 설명하지 하지 않고, 답변을 회피한다. 여러 차례 물어봤지만 기본소득의 재원 대책을 명쾌하게 얘기하지 않는다. 그런 것은 정직하지 않은 거다.”


Q. 증세는 예민한 문제다. 복지 분야 예산이 많은데 비효율적 집행에 대한 다이어트가 필요하지 않나.


“우리의 복지 역사가 사실 길지 않다. 제가 21년 전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만들었다. 그게 복지의 효시다. 짧은 시간 확대되다 보니 잘 정비되지 않는 측면도 있다. 지출 중인 예산의 효율성을 높이고 누수가 없도록 하는 것은 기본이다. 다만 선전국에 비해 복지 지출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한 번에 대폭 늘릴 순 없고, 대통령이든 정치인이든 국민께 정직하게 말씀드리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Q. 추가적으로 강조하고 싶은 게 있다면.


“사람중심 혁신성장. ‘SK 노믹스’라고 명명했다. 세균도 되지만 스트롱코리아, 스마트코리아 약자기도 하다. 첫째는 기술 중심 혁신성장. 둘째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균형성장. 셋째가 일자리 중심 성장. 넷째 사회적 대타협 등 4대 전략이다. 이런 노력을 통해 경제가 성장하고 국민소득 4만 불이 돼야 진짜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경제 규모는 세계 10위인데 소득수준은 30위다. 소득수준을 더 높여야 진짜 선진국이 될 수 있다.”


Q. 불가피하게 비대면 인터뷰로 진행했다. 첫 언론사 비대면 인터뷰 소감은.


“시간적으로 아주 경제적이고 소통도 아주 잘 되서 대만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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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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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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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 hee 2021.09.05  02:52
    하하하하 세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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