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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리콜' LG에너지솔루션, 경쟁력 시험대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1.08.24 13:06 수정 2021.08.24 13:06

GM, 1조2천억 들여 전기차 볼트 전 모델 대상 리콜

LG엔솔, 3Q 추가 충당금 불가피…실적 및 IPO '불똥'

"화재 원인 규명·후속 대책에 따라 車업계와 장기협력 가능할 듯"

쉐보레 볼트EV. ⓒ한국GM

미국 완성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볼트 리콜 규모가 조 단위로 대폭 늘어나면서 배터리를 공급한 LG에너지솔루션과 LG전자의 부담도 덩달아 커졌다.


GM이 이번 리콜에 대해 '배터리셀' 제조 결함을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LG는 많게는 수 천억원의 충당금 설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앞둔 LG에너지솔루션이 적정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데 악영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GM은 약 10억달러(1조1835억원)를 투입해 쉐보레 볼트EV 7만3000대를 추가 리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리콜 대상은 미국과 캐나다에서 팔린 2019~2022년형 모델이다.


볼트 리콜을 GM이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GM은 지난해 11월 2017~2019년형 볼트EV 6만9000대를 대상으로 자발적 리콜을 실시, 배터리 충전량을 90%로 제한하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지난 4월엔 배터리 모듈 기능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Advanced Onboard Diagnostic SW)를 설치해 다시 100%까지 완전 충전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런데도 미국 조지아주와 버몬트주 등에서 볼트EV 화재가 연달아 발생하자, GM은 결국 리콜 범위를 신형 볼트EUV와 볼트EV 전 모델로 확대키로 했다.


GM은 리콜을 발표하며 "배터리셀에 음극 탭 결함 및 분리막 접힘 등 희귀한 2가지 제조 결함이 동시에 존재할 가능성이 발견된다"고 했다. 이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셀을 생산하고 LG전자가 모듈화 작업을 거쳐 GM에 공급했다.


리콜 비용이 조 단위로 확대되면서 배터리를 공급한 LG에너지솔루션과 LG전자의 부담도 함께 커졌다. GM은 추가 리콜에 대한 비용을 LG측로부터 받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리콜 추산 비용은 약 10억 달러로 앞서 진행한 리콜 비용(8억 달러)과 합산하면 2조1245억원에 달한다.


이에 대해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은 "고객사와 함께 리콜 조치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GM,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등 3사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원인조사 결과에 따라 충당금 설정과 분담 비율 등이 정해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LG측이 당장 3분기에 볼트 리콜 관련 충당금을 쌓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GM의 리콜 발표 이후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분기 볼트 리콜 충당금으로 각각 2346억원, 910억원을 반영한 바 있다.


이 충당금은 책임 소재가 가려진 뒤 더욱 확대될 수 있다. GM은 리콜 발표 당시 '배터리셀 제조결함'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배터리 제조사에 원인이 있다고 봤다.


한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신형 모델까지 리콜 범위를 확대한 것은 GM에서 LG측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면서 "당장 전기차 판매 전략에 제동이 걸린 만큼 LG측에 책임을 물어 문제를 해결하고, 앞으로 발생할 리스크를 사전 차단하겠다는 결심이 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만일 LG에너지솔루션이 GM과의 합의를 거쳐 수 천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안게될 경우, 3분기 영업흑자는 멀어진다.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는 2000~3000억원 수준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이 고꾸라지면 하반기 앞둔 기업공개에서도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기 힘들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상장 예비심사 단계로, 아직 거래소로부터 승인을 얻지 못한 상태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6월 8일 코스피 상장을 위해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했다.


통상 기업 상장 예비심사가 영업일 기준 45일의 기간을 두고 진행되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심사가 연기된 셈이다. 이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기업경영이나 중요 사유가 발생하면 그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심사를 연기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 연기 사유가 해소돼야만 심사를 종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심사는 기업 경영 계속성·투명성·안전성 등 3가지를 중점적으로 본다"면서 "계속성에서 불확실한 부분이 있다면 검증을 한 뒤에야 심사 승인이 가능하다"고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코스피 시장에 무사히 안착하기 위해서는 무엇 보다 리콜 이슈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업계는 화재 원인이 명확히 나와야만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진단한다.


특히 리콜 범위가 현대차 코나에 이어 GM 볼트까지 확대됐지만 아직까지도 명확한 설명 또는 후속 대책이 부재하다는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최근 폭스바겐 ID.3화재 발생으로 LG 배터리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LG는 충당금 설정 외에 명확한 원인 규명과 후속 대책을 가급적 빨리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리콜 원인 및 비용 부담 등이 명확하게 가려지면 앞으로 완성차업체들과의 장기 협력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번 리콜 이슈가 LG에너지솔루션 기업가치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당장 2022년부터 배터리 공급은 부족한 상황이며, 미국의 경우 중국 배터리 기업 진입도 불가능하다"면서 "배터리 가치 하락으로 이 상황을 보려면, LG에너지솔루션 수주 물량 반 이상이 CATL 등 다른 공급처로 넘어가는 극단적인 시나리오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전기차 성장에 따른 배터리 수요 성장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생산능력(Capacity)은 더욱 확대될 것이며, 이는 외형의 추가 상승 및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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