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바이든의 아프간 철수는 항복"
입력 2021.08.23 10:41
수정 2021.08.23 10:41
아프간 철군 '대못' 박았던 트럼프
바이든에게 '책임 떠넘기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결정이 성급했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철군이 아닌 항복에 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프간 철군 절차에 '대못'을 박았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모든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모양새다.
21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앨라배마주 인근에서 열린 지지자 집회에서 "바이든의 아프간 철수는 실패했다"며 이는 "한 국가 지도자의 총체적 무능을 보여주는 가장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가 자신이 마련해둔 철군 계획을 따르지 않았다는 점을 비판하기도 했다. 특히 미국 국민과 장비를 남겨놓고 철군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바이든 행정부의 무능을 질타했다.
무엇보다 그는 이슬람 무장조직인 탈레반이 자신에게 존중을 보여줬다며, 만약 자신이 여전히 대통령직을 맡고 있었다면 아프간이 이렇게 손쉽게 넘어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탈레반이 테러단체들과 협력하지 않는다는 조건하에 협정을 맺고 미군과 동맹군을 올해 5월 1일까지 아프간에서 철수시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는 재선 실패 이후에도 단계적 철군 절차를 강행해 '아프간 혼란'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초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은 철군 시한을 연장한 바 있지만, 8월 말까지 철군을 매듭짓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이에 따라 지난 5월부터 철군이 시작됐고, 탈레반은 세력 확장에 박차를 가했다. 미국의 철군 계획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탈레반은 지난 15일 수도 카불까지 점령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카불이 함락되기 직전 내놓은 성명에서 "탈레반이 카불의 미국 대사관에 깃발을 내건다면 이 얼마나 망신스러운 일이겠느냐"며 "나약함과 무능, 총체적인 전략적 모순에 따른 완전한 실패"라고 꼬집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