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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마인’→‘알고있지만’, 일상의 영역에 들어온 동성애 코드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1.08.22 14:27
수정 2021.08.21 18:47

‘마인’→‘더 로드: 1의 비극’ 성소수자가 주인공인 드라마들

최근 드라마 ‘마인’부터 ‘알고있지만’까지. 성소수자를 담은 드라마들이 늘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드라마 내에 성소수자들이 등장하는 것이 특별한 일처럼 그려졌다면, 지금은 좀 더 보편적인 시선에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 6월 종영한 tvN 드라마 ‘마인’은 세상의 편견에서 벗어나 진짜 ‘나의 것’을 찾아가는 강인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tvN

뻔한 재벌가의 이야기처럼 보였던 ‘마인’은 재벌가의 ‘아내’로만 등장했던 여성들이 주체적으로 자신의 것을 찾아가는 과정을 다루며 기존의 클리셰를 뒤집었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또한 효원그룹 첫째 며느리 서현(김서현 분)이 동성애자였다는 사실이 베일을 벗으면서, 성소수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과감한 시도를 했다는 호평도 이어졌다.


드라마 내에서 이를 다루는 방식도 성숙했다는 평가다.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숨겨오던 서현이 남편 한진호(박혁권 분)에게 커밍아웃하는 장면이 그 예다. 당시 서현은 “내일 중요한 인터뷰를 할 생각이다. 당신한테 미리 이야기하는 게 예의 같아서”라며 자신이 성소수자임을 밝혔다.


당시 한진호의 반응이 화제였다. 서현이 숨겨온 비밀에 놀라면서도 “결혼 생활 내내 그 여자 만났어? 나랑 살면서 그 여자랑 잤어?”, “그럼 불륜은 아니라는 소리네. 나보다 낫네, 뭐”라고 대수롭지 않게 답했던 것. 이 과정에서 동성애가 문제가 아닌, 불륜이 문제라는 시각을 자연스럽게 전달했다.


누군가의 정체성을 반전의 키로, 혹은 특별한 것처럼 다루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모습으로 보편성을 강조했다.


ⓒJTBC

현재 방송 중인 JTBC ‘알고있지만’에서도 동성 커플이 자연스럽게 등장 중이다. 사랑은 못 믿어도 연애는 하고 싶은 여자 유나비(한소희 분)와 연애는 성가셔도 썸은 타고 싶은 남자 박재언(송강 분)의 로맨스를 그린 이 드라마는 청춘들의 연애를 현실적으로 다루는 작품이다.


유나비, 박재언의 이야기는 물론, 다양한 청춘들의 면면이 담기고 있다. 최근 회차에서 그동안 미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던 윤솔(이호정 분)과 서지완(윤서아 분)이 최근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함께하기로 했다.


윤솔, 서지완 커플은 동명의 원작 웹툰에는 등장하지 않았던 캐릭터들이다. 그동안 청춘들의 연애담을 다룬 다수의 작품들이 성소수자의 존재 자체를 담지 않았다면, ‘알고있지만’은 하나의 사례로 자연스럽게 등장시키려는 노력을 보여준 것이다.


다만 성소수자도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최근 흐름은 바람직하지만, 여전히 자극의 도구처럼 활용된 작품도 있어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다. 현재 방송 중인 tvN ‘더 로드: 1의 비극’(이하 ‘더 로드’)에서는 동성애가 차서영(김혜은 분)이 권여진(백지원 분)을 이용하고, 협박하는 도구처럼 활용되고 있다. 불륜과 출생의 비밀, 마약 등 자극적인 설정들이 넘치는 ‘더 로드’가 동성애도 극적 전개를 위한 도구 그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주지는 못한 것이다.


앞서 그룹 온리원오브가 동성애 코드를 앨범 안에 담아내면서 이를 과한 퍼포먼스로 표현해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무대 위에서 끈으로 양손을 묶는 행동이나 허벅지 등의 몸을 과하게 쓰다듬는 모습을 보여줘 지나치게 선정적이라는 비판을 받은 것이다.


콘텐츠 내에서 성소수자를 만나는 것이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게 된 최근의 흐름은 반가운 일이다. 다만 왜곡된 시선을 조장하고, 고착화하는 표현 방식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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