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값 인상 나비효과...배달음식 ‘서비스 콜라’ 사라지나

코카콜라 음식점 납품가 평균 7.8% 인상

개당 인상액 200원 남짓 불과하지만

점주 입장에선 연 1000만원 이상 부담 커져

소비자 반발 우려해 음식가격에 음료값 반영 가능성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코카콜라를 살펴보고 있다.ⓒ뉴시스

배달음식 주문 시 서비스로 함께 제공되는 콜라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는 치킨, 피자를 비롯해 대부분 한식 배달음식의 경우 각종 이벤트 명목으로 혹은 서비스로 콜라 등 음료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잇따른 가격 인상으로 외식업계에서는 더 이상 음료값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코카콜라는 지난 18일부터 소매점과 음식점 납품가를 평균 7.8% 인상했다.

지난 1월 편의점 공급 가격을 올린 지 8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일반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코카콜라와 스프라이트 등 주요 제품의 가격도 개당 500~1000원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2월 칠성사이다, 펩시콜라 등 주요 제품 출고가 평균 7.0% 인상한 바 있다.

현재 배달앱에 입점한 대부분의 음식점에서는 배달음식 주문 시 무료로 콜라 등 음료를 제공하고 있다. 리뷰 별점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리뷰 이벤트의 단골 증정품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가격이 인상될 경우 더 이상 내부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란 불만이 나온다.

서울 마포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박모씨는 “배달음식점에서 주로 판매하는 콜라 1.25리터 기준 인상액이 200원 안팎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한 달로 치면 100만원, 연간으로 치면 1000만원이 넘는 금액”이라며 “인건비에 임대료까지 모두 오르는 상황이라 단순하게 몇 백원 오른 것으로 치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은평구에서 배달 전문 찜닭집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배달시장이 커지면서 언제부턴가 콜라 서비스가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면서 “모두가 그렇게 하다 보니 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나만 뺄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하지만 이번에 콜라 가격 인상을 계기로 음식점들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비용을 보전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며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서비스 콜라를 없애고 주문을 받아 판매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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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외식업체의 경우 가맹본부도 난감한 상황이다. 프랜차이즈 업종의 특성 상 전국 어디서나 같은 메뉴를 같은 가격에 판매하는 등 브랜드 통일성이 중요한데 음료 가격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경우 같은 가맹점이지만 판매가격이 달라질 수 있고, 이는 소비자 불만 확대와 브랜드 이미지 하락 등 악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콜라 같은 음료의 경우 필수품목에 해당되지 않아 개별 점주가 알아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음료업체와 계약을 맺고 정기적으로 공급을 받기도 하고 식자재마트나 인터넷 쇼핑을 통해 구매하기도 한다.

한편 일각에서는 소비자 반발을 우려해 서비스 콜라는 그대로 유지하되 음식가격에 음료값을 반영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무료 음료를 증정하는 문화가 일반화된 상황에서 한 번에 이를 중단할 경우 주문이 급감하는 등 직접적인 피해로 이어질 것이란 불안감 때문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물가 관리에 나선 정부 눈치를 보느라 음식값을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콜라나 치킨무 같은 서비스 품목을 줄이자는 논의가 진행된 적이 있었다”면서 “최근엔 소비자 리뷰가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반발을 부르는 서비스 폐지 대신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