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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EU에 깃발 꽂는 삼성·SK…배터리셀 공장 투자 '속도'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1.08.17 06:00
수정 2021.08.13 17:59

삼성SDI, 美 일리노이주에 배터리 공장 설립 가능성↑

SK이노, 포드와 美이어 EU에 배터리 합작공장 추진

배터리 외형 확대 경쟁 치열…"원자재 조달 관건"

SK이노베이션 헝가리 제2공장ⓒSK이노베이션

삼성SDI·SK이노베이션이 3대 전기차 시장인 미국과 유럽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들 배터리사는 "자세한 얘기는 밝힐 수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지만 업계 안팎에선 조만간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삼성·SK가 외형을 지속 확대해 중국 CATL·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글로벌 '톱4' 점유율을 확보하게 될 지 주목된다.


17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딕 더빈(Dick Durbin) 미국 상원의원은 지난 12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삼성SDI가 일리노이주 노멀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멀에는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Rivian) 제조 설비가 자리하고 있다. 리비안은 지난 4월 삼성SDI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는다고 밝힌 바 있다.


더빈 의원은 "이번 주 한국에서 대표단이 건너왔다"면서 "아직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지만 삼성의 시설이 리비안 공장 바로 옆에 위치하길 희망한다. 배터리 설비가 갖춰지면 수천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SDI는 "해당 미팅은 미국 진출 검토 차원에서 적정 지역 선정을 위한 일환"이라며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이번 배터리 투자가 확정되면 삼성SDI로서는 처음으로 미국에 진출하게 되며,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미국에 배터리셀 생산공장을 두게 된다.


이미 LG에너지솔루션은 GM(제너럴모터스)와, SK이노베이션은 포드와 손 잡고 조 단위 투자를 진행중이다. 삼성SDI는 미시간주에 배터리 공장이 있지만 배터리셀을 직접 생산하지 않고 셀을 들여와 팩·모듈 조립만 하고 있다.


로이터는 삼성SDI가 리비안에 1조, 세계 4위 자동차업체인 스텔란티스에 3조원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합작회사 형태로 미국 공장을 설립할 것인지 또는 독립법인을 세울 것인지에 대해서는 미정이라고 덧붙였다.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삼성SDI

업계는 최근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을 계기로 삼성그룹의 투자 시계가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삼성SDI의 의사결정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포드와 손 잡고 미국에 이어 유럽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포드의 하우 타이탕(Hau Tai-Tang) 최고 제품 플랫폼 및 운영 책임자는 지난 11일 포드와 SK이노베이션의 합작사가 유럽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열린 JP모건 컨퍼런스에서 "(합작사는) 북미 뿐 아니라 유럽까지 틀림없이 확장될 것"이라며 "우리는 합작사 투자에 대해 매우 흥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은 "아직 논의중인 사안"이라며 자세한 설명을 아꼈다. 업계에서는 포드 고위 책임자가 직접 언급한 만큼 조만간 유럽 투자 계획을 확정지을 것으로 전망한다.


앞서 포드는 2030년까지 최소 240GWh(기가와트아워)의 배터리셀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중 140GWh를 북미에서, 나머지는 유럽·중국 등 다른 지역에서 조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포드와의 합작법인인 블루오벌에스케이를 통해 2020년대 중반부터 미국에서 연간 약 60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하기로 했다. 현재 합산 22GWh규모의 조지아 1· 2공장과 합치면 포드에 공급할 배터리만 연산 70GWh이다.


나머지 170~180GWh에 대해서도 SK이노베이션과 손 잡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윤형주 SK이노베이션 배터리기획실장은 지난 4일 '2021년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포드는 2030년까지 글로벌 생산량 40%를 전기차로 전환할 계획"이라면서 "현재 논의중인 60GWh 투자 외에 180GWh의 추가 협력 기회가 예상된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순위ⓒSNE리서치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의 대규모 배터리 생산설비 투자로 배터리 '톱4' 진입에 한층 가까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 조사기관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배터리 사용량은 중국 CATL, LG에너지솔루션, 일본 파나소닉이 1~3위를 차지했다.


3대 전기차 시장인 미국과 유럽 장악력 확대로 3위 파나소닉(점유율 15.0%)과 4위 중국 BYD(6.9%)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 점유율은 각각 5.2%다.


배터리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원료로 쓰이는 광물 경쟁이 격화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중국 배터리 부문 비영리단체인 PBA 관계자는 "배터리 시장이 TWh(테라와트아워) 시대에 진입했을 때 배터리 기업들간 제품 성능, 비용, 기술적인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면 소재 및 원자재 공급 확보능력이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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