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에어컨 제한령'에 서울시 3배 강화…"공무원 무슨 죄", "참을 만 하다"
입력 2021.07.25 07:14
수정 2021.07.24 10:14
공무원들 "안과 밖 온도 차이 없을 정도…폭염예보때라도 에어컨 틀어줬으면"
"예전엔 강제로 부채 주고 참으라고 한 적도 있어 창문 열고 버틸만해"
전국적으로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공공기관 냉방기 사용 자제를 요청한 정부의 방침에3배 강화된 전력 절약 방침을 강행하자 서울시 공무원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하다
서울시는 지난 19일부터 오전 10시 30분~11시, 오후 2시 30분~3시, 오후 4시30분~5시까지 각 30분씩 냉방기를 중단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정부가 전력 부족 가능성을 이유로 전력 피크 시간대에 권역별로 공공기관의 에어컨 가동을 순차적으로 제한해줄 것을 요구했기 때문인데, 정부 공문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19일부터 최대 전력 사용 시간(피크)인 오후 2시에서 오후 5시 사이 30분간 돌아가면서 에어컨을 꺼야 한다.
이에 따라 서울 지역 에어컨 정지 시간은 오후 2시 반부터 3시까지인데, 서울시는 정부의 방침보다 3배 더 강화해 총 90분 동안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자체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정오부터 낮 1시까지 본청과 신청사 등 사무실 전등을 일제히 소등하고 있다. 당연히 이 시간대에도 에어컨은 작동되지 않는다. 서울시 청사의 경우 하루 중 에어컨 사용을 아예 중단하거나 세기를 약하게 해 전력 사용량을 줄이는 시간이 총 2시간 30분에 달하는 셈이다.
서울시청 공무원들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30대 공무원 최모씨는 "19일은 안과 밖이 온도 차이가 없을 정도로, 에어컨이 아예 안 나오다시피 하루종일 더웠다”며 "내부 익명게시판에도 덥다고 성토하는 글이 올라왔을 정도였다"고 전했다.
공무원 유모(31)씨는 "에어컨을 중단하면 땀이 뻘뻘 날 정도로 더운 날들이 많은데, 동료들이 늘 덥다는 얘기뿐이다"며 "폭염예보일 때는 에어컨 사용 제한령을 한시적으로 풀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오늘 서울시청 갔다 왔는데 에어컨 제대로 안 틀더라"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서소문 2청사는 블랙아웃이니 뭐니 해서 에어컨이 엄청 약하게 나오고 개인 선풍기를 틀고 있더라"라고 전하며 "공무원은 무슨 죄, 회의하는 용역사는 무슨 죄인가"라고 비난했다.
"참을 만한 더위"라는 반응들도 있다. 공무원 A씨는 "건물 리모델링으로 창문을 열면 먼지가 들어오지만 더워서 창문을 열고 선풍기를 튼다"며 "예전엔 강제로 부채를 나눠주고 참으라고 한 적도 있어 이 정도 더위는 버틸 만하다"고 말했다. 공무원 B씨는 "점심시간 1시간은 무조건 에어컨이 꺼져 내부가 덥긴 한데 참을 만하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부 방침에 가능한 적극적으로 협조해 8월 14일까지는 냉방기 사용을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