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일의 역주행] 야구만 잘하는 NC…명문 구단은 포기?
입력 2021.07.16 00:24
수정 2021.07.15 22:02
NC 선수 4명, 방역 지침 어기고 새벽까지 맥주 파티
사건 때마다 안일하게 대처한 NC 구단도 비판 쏠려
NC 다이노스 일부 선수들의 몰지각한 일탈 행동이 리그의 시계를 멈춰 서게 만드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NC 소속 박석민과 권희동, 이명기, 박민우는 지난 6일 새벽, 일반인 2명을 숙소로 불러들여 이른 바 ‘치맥 파티’를 벌였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 중인 정부의 방역지침을 위반한 것은 물론 박민우를 제외한 선수 3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기에 이르렀다.
급기야 이들은 역학조사 과정에서 허위진술까지 한 것으로 알려져 최악의 경우 법적 책임까지 물어야 할 수도 있다. 이에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조만간 상벌위원회를 열어 이들의 징계에 대해 논할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험악해진 여론을 감안, 중징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NC는 KBO리그에서 구설에 가장 많이 오르는 구단이다.
과거 이성민의 승부조작 의혹을 알고도 숨긴 뒤 KT가 특별지명으로 데려가자 보상금을 받았고, 투수 이태양의 승부조작 또한 막지 못했다.
2016년 외국인 선수 에릭 테임즈의 음주운전 적발을 숨긴 뒤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려다 팬들의 눈총을 받았고, 2018년에는 음주운전에 적발됐던 강민국을 버젓이 트레이드 매물로 내놓았고 그 피해는 KT가 고스란히 떠안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2019년에는 구단 직원이 불법 스포츠베팅에 돈을 넣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던 NC다. 구설에 올랐던 사건들을 되짚어보면 은폐, 축소라는 공통 분모가 형성되며 이번 ‘치맥 술판’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2011년 창단한 NC는 2년간의 담금질을 거친 뒤 2013년 1군에 첫 모습을 드러냈다. 모처럼 등장한 9번째 구단에 팬들은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에 팀 성적도 상승 곡선을 그렸다. 고작 2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NC는 2016년 준우승, 그리고 지난 시즌 대망의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으며 2010년대를 대표하는 강팀으로 거듭났다.
지난 8년간 우승과 준우승 각각 1회 포함, 6번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엄청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NC는 성적만 좋은 구단일 뿐 명문 구단으로 가기 위한 의지가 엿보이지 않는다.
KIA와 함께 KBO리그의 양대 명문 구단 중 하나인 삼성 라이온즈의 예를 들지 않을 수 없다. 삼성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사상 첫 4년 연속 통합 우승의 기치를 들어 올리며 리그를 지배하고 있었다.
이듬해인 2015년에도 페넌트레이스 1위를 차지한 삼성은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며 5년 연속 우승을 노렸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직전,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이 불법해외원정도박 의혹에 휩싸였고 삼성 구단은 이들 모두를 한국시리즈 엔트리서 제외하는, 그야말로 뼈와 살을 모두 내주는 결정을 내렸다.
투수 전력의 절반을 차지하던 이들이 빠져나가자 삼성은 힘을 쓰지 못했고 결국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무리하며 왕조의 끝을 알렸다. 그러나 많은 야구팬들은 삼성의 결정에 지지의 박수를 보냈고 명가에 걸맞은 행보라는 평가를 내렸다.
팬들이 존재하지 않는 프로스포츠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성적만을 좇았던 NC가 구설에 오를 때마다 팬들을 어떻게 달래주고, 어떠한 반성을 했는지 되짚어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