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국토개조론'…"3% 농민에 25억평 논, 1억평은 개발하자"
입력 2021.07.09 05:11
수정 2021.07.09 00:55
"40년전 농민이 인구 70% 때와 같아
논 1억평 대지화…일자리·주택 해결
좁은 국토, 재편성해서 제대로 쓰자
토건이라 해도 위에 놓인 것은 미래"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한 국민의힘 안상수 전 인천광역시장이 3%의 농민이 25억 평의 절대농지를 관리하고 있는 상황을 지적하며, 전국 논의 4%인 1억 평을 풀어 일자리 도시와 배후주거단지로 개발하자는 공약을 제시했다.
국민의힘 안상수 전 시장은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 정례세미나에 참석해 자신의 대권 공약을 공개했다. 절대농지로 묶여있는 1억 평의 논을 대지로 전환해 스타트업 첨단산업 단지와 30평대 아파트를 1억5000만 원에 분양받을 수 있는 주거단지로 개발하자는 제안이다.
안상수 전 시장은 "우리나라의 논이 25억 평"이라며 "40년 전만 해도 농민이 우리나라 국민의 70%였는데 지금은 3%다. 3%가 그만한 땅을 관리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재조정을 해야 한다"며 "1억 평 정도의 논을 경제자유구역법을 적용해 대지화하면 일자리와 주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날 안상수 전 시장은 논은 절대농지로 묶여있어서 저렴한 가격에 국가가 매수할 수 있으므로, 이를 매수한 뒤 대지로 전환해서 산업단지와 주거단지로 개발하면 일자리와 주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심지어 절대농지를 대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차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별도의 국가예산도 필요 없다고 밝혔다.
안상수 전 시장은 "논은 평당 15만 원이면 매수가 가능한데, 거기에 평당 30만 원을 투자해서 전기와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을 갖추면 1억 평을 조성하는데 45조 원이 든다"면서도 "이 중에 30%인 3000만 평을 주거단지로 조성한다면 상당히 싼 가격인 평당 150만 원에 공급한다고 해도 이게 45조 원"이라고 추산했다.
이어 "결국 3000만 평을 저렴한 택지로 공급하면서도 7000만 평의 기반시설이 갖춰진 땅이 공짜로 생기는 것"이라며 "7000만 평을 300평씩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 무상으로 빌려준다고 가정하면 25만 개의 회사가 설립 가능하다"고 산정했다.
나아가 "주거단지는 공급가가 평당 150만 원으로 저렴했기 때문에 아파트를 공급한다면 평당 500만 원에 가능할 것"이라며 "30평 아파트가 평당 500만 원이라고 하면 1억5000만 원에 공급하는 게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이같은 공약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안상수 전 시장은 자신이 인천광역시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송도국제신도시를 개발한 방법과 본질적으로 같기 때문에 현실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안상수 전 시장은 "송도 갯발을 오래 전부터 깨작깨작 매립하고 있었는데, 내가 8년 동안 인천시장을 하면서 단숨에 1300만 평을 매립해 신도시를 건설한 노하우가 있다"며 "맨해튼도 2000만 평밖에 안되는데 1억 평을 짓는다면 맨해튼의 5배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60~70년 전의 국토 이용(논)과 지금은 바뀌어야 하는데 그대로 하고 있으니 안되겠더라. 좁은 국토를 재편성해서 제대로 써야 한다"며 "국토를 개조해서 일자리와 주택을 만들겠다고 하면 '토건 대통령'이라 할까봐 적절한지 모르겠지만, 토건이라고 해도 그 위에 있는 것은 모두 미래"라고 방점을 찍었다.
이날 안상수 전 시장의 대선 공약 발표가 이뤄진 마포포럼 정례세미나에는 현역 국회의원으로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이 참석했으며, 마포포럼 회원인 전직 의원으로는 강석호 대표와 김재경·이군현·여상규·홍일표·염동열·권은희·임재훈·정태옥 전 의원 등이 자리했다.
배준영 의원은 "지난 번에 인천의 당협위원장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인천시장을 역임하면서 인천을 정말 좋은 가치의 도시로 만든 안상수 시장이 대한민국을 마찬가지로 훌륭한 나라로 발전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결의를 한 적이 있다"며 "그분들의 뜻을 모아서 온 것"이라고 힘을 실었다.
이날 정례세미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안상수 전 시장은 국민의힘 당헌 제53조에 따라 내주인 12일부터 당 경선준비위원회에 의해 대선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면 바로 대선 예비후보자로 등록하겠다고 밝혔다.
이준석 대표가 '8월말 경선 버스 출발'을 고수하고 있는 경선 시점과 관련해서는 "일정이 늦든 빠르든 미리 확정을 해야 한다"며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하는데 불확실하다보니까 우파를 지지하는 분들이 약간 우왕좌왕하면서 걱정을 많이 하시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늦으면 늦는대로, 빠르면 빠른대로 일정을 확정하자"며 "거기에 맞춰 후보는 후보대로, 외부에 있는 분들은 자기들 나름대로 들어오든지 다른 계획을 갖고 움직이든지 예상을 해야할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대선후보 경선에 있어서 국민과 당원의 비율 문제에 있어서는 "원칙적으로 당헌·당규를 상황에 따라서 바꾸는 것은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굉장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