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 거리두기 일주일 연기…“희망고문에 피 마른다”
입력 2021.06.30 16:53
수정 2021.06.30 16:58
새 거리두기 시행 하루 앞두고 연기 발표
식당·호프집 운영 자영업자 “거리두기 정책 의미없어” 비판
외식업계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7월 새 거리두기 개편안을 하루 앞두고 일주일 연기 방침이 정해지면서 속상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상황이 상황인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정부 입장에는 이견이 없지만,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다고 토로한다.
서울시와 25개 자치구는 7월1일 시행 예정이던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적용 시점을 일주일 연기하기로 30일 합의했다.
예정대로라면 정부의 새로운 거리두기 개편에 따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2주간 6인까지 모임이 허용되고, 이후엔 8인까지 가능했다.
하지만 최근 서울에 확진자가 연이어 쏟아져 나오면서 비상이 걸렸다.
지난 1주일간 하루 평균 465명의 확진자가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이는 새로운 거리두기 3단계에 해당하는 하루 평균 500명선에 근접한 수치다.
30일 0시 기준 경기도 내 신규 확진자는 240명(누적 4만4059명)으로, 특히 서울 마포구 음식점 및 경기지역 영어학원 관련 확진자 중 9명에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돼 주의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외식업계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거리두기 개편안에 맞춰 테이블 재정비 등 영업 준비에 나섰지만 갑작스레 연기 되면서 인원과 시간 제한이 그대로 유지돼 매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시 마포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40대)씨는 “조금 전 자영업자 모임을 통해 일주일 연기 소식을 들었다”며 “7월만 손꼽아 기다렸는데 희망고문도 이런 고문이 없다. 말이 일주일이지, 또 일주일 뒤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 아니냐. 지금 거리두기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냐”고 기자를 향해 반문했다.
서울시 영등포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최모(50대)씨도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모두가 조심해서 나쁠 것 없지만, 최근 백신 접종자도 크게 늘었고, 모두가 코로나에 학습이 돼 있는 상황에서 왜 자꾸 일주일 단위로 자영업자 목숨줄 잡고 숨통을 조였다 풀었다 하는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일주일이라고 하지만, 하루당 매출 마이너스가 어마어마하다. 혹자는 거리두기 연기가 당연한 결과라고 한다. 하지만 1년 넘게 당해 온 우리 입장에서는 피가 마른다”며 “매일 쌓이는 이 손해는 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한숨만 나온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