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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드 리플레이③] 어설픈 위로는 거절, 리얼 청춘 드라마 ‘메리대구 공방전’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1.06.16 15:16
수정 2021.06.16 15:16

<편집자 주> 유튜브부터 각종 OTT 서비스까지, 원한다면 언제든 손쉽게 드라마 재시청이 가능한 시대입니다. 시대를 잘못 타고나서 또는 경쟁작이 너무 치열해서. 당시에는 아쉬운 성적을 기록하며 '망드'라는 수식어를 얻었지만, 지금 다시 보면 더 좋을 숨은 명작들을 찾아드립니다.

ⓒMBC

지난 2007년 MBC에서 방송된 ‘메리대구 공방전’은 뮤지컬 배우 지망생인 메리(이하나 분)와 무협소설가 대구(지현우 분)가 만나 펼치는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청춘들의 로맨스를 다룬 드라마지만, 달달함을 기대하고 본다면 실망할 수 있다. 다소 지질하지만 매력적인 주인공들의 팍팍한 현실을 리얼하게 다룬 청춘물을 표방했다.


◆ 마니아층 양산…아쉬운 온라인 파급력


‘메리대구 공방전’은 당시 4% 내외의 시청률일 기록, 35%를 돌파하며 승승장구한 SBS ‘쩐의 전쟁’과 맞대결 끝에 처참하게 패배했다.


뮤지컬 배우 지망생 황메리, 무명의 무협소설가 강대구의 인생과 사랑 이야기를 다룬 ‘메리대구 공방전’은 여느 청춘 드라마와는 결이 달랐다. 대다수의 캐릭터들이 비주류에 속했으며, 가끔은 지나치다고 느껴질 만큼 지질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냈었다. 그럼에도 미워할 수 없는 매력으로 보는 이들을 스며들게 만든 메리와 대구의 소소한 이야기를 보는 재미가 있었다.


‘메리대구 공방전’만의 확고한 매력에 푹 빠진 시청자들은 열렬한 응원을 보냈었다. 당시에도 소수지만, 그들이 보여준 뜨거운 지지 때문에 ‘마니아 드라마’라는 수식어를 얻었었다. 그럼에도 유독 젊은 시청층의 호평이 확실했던 만큼, 지금의 온라인 영향력이 아쉽게 느껴진다.


특히 당시 명장면과 명대사의 향연 등 ‘메리대구 공방전’ 특유의 감성에 열광하는 이들이 많았다. 지금처럼 포털 사이트를 비롯해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을 통해 짧은 영상을 공유하며 되새길만한 포인트들이 많았던 것이다. 서른 살 여자 친구들의 고민, 연애, 일상을 다룬 ‘멜로가 체질’ 또한 시청률은 낮았지만, 포털 사이트를 비롯해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을 통해 명장면들이 회자되며 이후 넷플릭스에서 ‘한국 톱 10’에 꾸준히 랭크됐었다.


ⓒMBC

◆ 지현우X이하나, 골 때리는 청춘들이 선사하는 공감


청춘들이 주인공인 예능, 드라마는 늘 청년들의 관심사지만, 최근에는 ‘현실’에 더욱 방점이 찍힌 모양새다.


연예인들의 직장 체험기를 넘어 직장인들이 직접 출연해 그들의 일상과 속내를 드러내는가 하면, 어설픈 판타지를 제공했던 KBS2 예능프로그램 ‘컴백홈’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한다며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메리대구 공방전’의 꾸밈없는 면모는 지금의 흐름과도 맞물린다. 청춘들의 팍팍한 현실을 다룬 드라마들은 많았지만, 지나치게 ‘지질한’ 두 청춘의 모습은 내 모습 같아 외면하고 싶을 만큼 현실적이었다.


비주류에서 주류로 성장하는 것이 아닌, 여전히 그들이 머무르는 세계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나가는 결말 역시 마찬가지다. 어설픈 희망을 주기보다는 지금의 현실을 긍정적으로 즐기는 청춘들에게서 얻는 위로는 그래서 더 공감된다. 긍정적인 에너지로 가득한 청춘물을 기대한 이들이라면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자신만의 길을 당차게 걸어가는 매력적인 주인공들이 주는 희망도 꽤 특별한 ‘메리대구 공방전’이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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