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카카오' 등 기업분할 러시…주가상승 호재 기대↑
입력 2021.06.14 13:58
수정 2021.06.14 13:59
기업분할 공시 기업 올해 36곳, 13곳 분할기일 앞둬
분할 공시 이후 주가 상승폭↑…두산 등 45% 껑충
SK텔레콤과 카카오 등 상장사들의 기업분할이 잇따르고 있어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올해 들어 기업분할에 나선 기업은 40여곳에 이른다. 이는 최근 3년간 가장 많이 증가한 규모다. 올해 상장사의 기업분할이 증가한 배경에는 사업분리를 토대로 주가 상승 기대감이 높게 작용한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인적·물적 분할을 공시한 상장사들이 총 40곳(정정공시 기준)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 기업분할을 공시한 기업 수는 최근 3년 동안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지난 2019년(12곳), 2020년(31곳) 같은 기간(1월 1일~6월 11일) 보다 증가했다. 올해는 기업분할 공시를 한 상장사(유가·코스닥)들 가운데 분할기일을 앞둔 곳은 총 13개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할은 일부 사업부를 분리해 별도의 신설회사를 만든다는 점에서 주식만 분할하는 액면분할과는 방향성 자체가 다르다.
그럼에도 기업분할을 공시한 기업들 중에 상당수는 주가 상승세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앞으로도 상장사들의 기업분할 이슈가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통상 기업분할 이슈가 발생한 이후 주가 상승세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서다.
이는 기업분할을 통한 사업영역 분리가 오히려 기업가치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과거 지배구조 강화 목적의 기업분할이 많았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통상 인적 분할은 기업 지배구조 강화 차원에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과거 상장사들이 기업분할에 나설때 주로 활용하던 방식이다. 하지만 최근 인적 분할보다 물적 분할에 나선 기업들의 공시 건수가 더 많아졌다.
물적 분할은 분할되는 회사 지분을 기존 회사가 보유하는 방식이다. 이는 최대주주의 지분을 희석시키지 않으면서도 투자금 마련이 비교적 수월해 신사업 추진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앞서 기업분할을 공시한 카카오와 만도, 에코프로 등은 물적분할에 나섰다. 물적분할한 카카오의 경우 기업분할 공시 직후 주가가 크게 뛰었다.
카카오가 기업분할 공시를 한 지난 3월 12일 주가는 9만6544원이었는데 지난 11일 13만5500원까지 올랐다. 인적분할에 나선 기업들도 공시 직후 상승세를 보였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 11일 기준 9만7200원으로 공시일 종가 기준(9만4800원) 보다 2.5%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 11일 기업분할을 공시한 SK텔레콤도 공시 직후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11일 종가기준으로 SK텔레콤 주가는 지난 10일 기업분할을 공시한 당일 종가 기준(32만8000원)보다 1.83% 상승하며 거래를 마쳤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 자회사인 SK텔레콤 인적분할 후 SK로 기관투자자의 관심이 급격하게 이동했다"며 "이는 SK와 SK텔레콤 투자회사간 합병 시나리오를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물적분할을 공시한 기업들도 주가가 크게 뛰었다. 두산과 코오롱생명과학은 앞서 물적분할을 공시한 이후 주가가 급등세를 보였다. 내달 1일 분할기일을 앞둔 두산은 지난 3월 11일 공시한 이후 44%나 뛰었다. 지난 1일 물적분할한 STX중공업도 공시 당일보다 지난 11일 장 마감기준으로 45%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기업분할 이슈가 반드시 주가상승으로 나타나지는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만도 역시 기업분할 공시를 한 지난 9일 종가(7만3400원) 보다 지난 11일 6만4300원으로 주가가 하락했다. 기업분할 이슈가 반드시 호재로만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코스닥기업인 코스나인도 기업분할을 공시한 지난 4일 이후 주가 움직임이 거의 없었다.
그럼에도 중장기적으로는 기업분할 이슈가 기업의 성장동력을 강화하는 이슈인만큼 주가 상승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분할을 하는 기업의 목적이 무엇이냐에 따른 종합적인 판단이 주가 향방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기업분할 이후 사업경쟁력으로 이어진다면 주가도 덩달아 상승하는 효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