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차 사고 내고 세차로 눈속임한 벤츠센터 직원

진선우 기자 (jsw517@dailian.co.kr)
입력 2021.06.03 20:07
수정 2021.06.03 21:57

벤츠 서비스센터의 직원이 고객의 차를 몰다 안전 부주의로 사고를 냈지만 이를 덮으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3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인 ‘보배드림’에 “고치러 보낸 차가 사고나서 왔습니다”란 제목의 글과 함께 사고 당시의 cctv영상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의 설명에 따르면 그는 최근 구매한 차에서 시가잭 불량이 발견돼 서비스센터를 방문했다. 그는 차에 유리막을 한 뒤 세차를 한 번도 한 적이 없었지만, 센터에서는 깨끗하게 차를 세차해놨다고 말했다.


이에 A씨는 직원에게 차를 세차한 이유에 대해 묻자 직원은 “차가 입고되면 서비스로 세차를 해드린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 두 번의 차 입고 당시 세차문제로 진을 뺐던 적이 있는 A씨는 이에 이상함을 느껴 차를 살펴봤다.


차에는 사고 과정에서 났던 스크래치와 칠까짐 부분을 세차로 지워 보려고 한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A씨는 “티가 안 났으면 모르고 넘어갈 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A씨는 무엇을 감추려 했는지 궁금해서 사고 장면이 담긴 cctv를 보여달라고 서비스센터에 요청했다. A씨는 사고 영상을 보자 “그제야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며 “그때부터 센터장을 비롯해 더 높은 사람들이 응대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cctv 영상 안에는 차를 엘리베이터에 올릴 때 지켜야 하는 안전수칙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고, 직원이 차 기어를 P에 놓지 않고 D인 상황에 두고 문을 열고 나온 것이 확인됐다. 차는 그 상태로 엘리베이터 문을 향해 돌진했고 문을 박고 나서야 멈췄다.


보통 벤츠 차량의 경우 D에다 기어를 놓고 정차 후 차문을 열면 차가 잠기는 소리와 함께 안전을 위해 P로 바뀐다. 반면 A씨의 차량은 이 옵션 기능이 없다.


이와 관련해 A씨는 “직원 역시 이를 인지하고 습관적으로 차에서 내렸을 가능성이 높다”며 “확인하지 않고 차 전면을 바짝 붙여놓고 엘리베이터를 잡으려고 하니 차가 멈추지 않고 그대로 주행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만약 엘리베이터가 지하에서 올라오고 있지 않았다면 직원이 차와 함께 지하로 떨어져 자칫 큰 인명피해가 날 수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에 당시 한성코리아 고객서비스 팀은 “현재 비가 와서 대차가 다 나가 있는 상황이라 당장 대차를 해드릴 차가 없다”며 “보상은 다음 차량 입고 시에 기다리지 않게 바로 예약을 잡아드리고 꼼꼼히 고쳐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나중에 차를 팔 때 타이어 가격이 250 상당인데 4개 다 교환해주겠다”고도 약속했다.


그러면서 관계자는 끝으로 해당 사건에 대해 ‘발설 금지’ 서명을 부탁했다.


하지만 A씨는 해당 센터의 보상내용과 태도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젊은 청년이 사과하는 모습에서 불편한 기색을 느꼈고, 보상을 포함해 ‘발설 금지’ 등의 조항이 맘에 들지 않았다”고 심정을 밝혔다.

진선우 기자 (jsw5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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