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단고기 논란' 지속…한동훈 "무식한 권력자가 국민 가르치려 들때 사고 터져"
입력 2025.12.14 17:51
수정 2025.12.14 17:51
대통령실, '李대통령 환단고기' 발언에
"주장 동의나 연구·검토 지시한것 아냐"
韓 "李대통령의 무지와 경박함이 문제"
한동훈 국민의힘 전 당대표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으로 불거진 이른바 '환단고기 논란'에 대해 대통령실에서 "주장에 동의하거나 이에 대한 연구나 검토를 지시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한 것과 관련해 "무식한 권력자가 전문가와 국민을 가르치려 들 때 사고가 터진다"고 꼬집었다.
한동훈 전 대표는 14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재명 대통령의 환단고기 사태는 '논란이 아닌 것'을 '의미있는 논란이 있는 것처럼' 억지로 만들어 혼란을 일으킨 이 대통령의 무지와 경박함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업무 보고에 참여한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에게 "역사 교육 관련해서, 무슨 환빠(환단고기 추종자) 논쟁이 있죠"라며 "동북아 역사재단은 고대 역사 연구를 안 하나"라고 물었다.
박 이사장이 "그분들보다는 전문 연구자들의 이론이 훨씬 더 설득력 있다"며 환단고기를 위서로 본다는 취지로 답하자, 이 대통령은 "사료가 물리적 증거를 말하는 건지, 역사적 문헌에 있는 걸 증거라고 하는 건지는 논쟁거리"라고 했다.
이에 박 이사장이 "기본적으로 문헌 사료를 중시하고 있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다시 "환단고기는 문헌이 아닌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환단고기는 고대 한민족이 한반도를 넘어 시베리아, 중앙아시아 등 유라시아 대륙 대부분을 지배했다는 주장을 담은 역사서다. 주류 역사학계는 인용 문헌 출처가 불명한 점 등을 들어 환단고기가 1979년 이유립에 의해 창작·수정된 위서라고 보고 있다.
해당 논란이 확산되자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역사를 어떤 시각으로 볼 것인지가 중요하고 (그로 인해) 부분적인 입장차가 발생한다는 것"이라며 "역사 연구자들이 역사관을 연구해 확립돼 있는지를 물은 것이며 다양한 문제의식이라고 볼 수 있고, 분명한 연구관 아래 역할을 다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동북아역사재단 업무보고 과정에서 있었던 대통령의 환단고기 관련 발언은 이 주장에 동의하거나 이에 대한 연구나 검토를 지시한 것이 아니다"라는 공지를 내기도 했다.
한 전 대표는 "이 대통령 말대로라면, '지구가 구체가 아니라는 지구평평설', '인류가 달에 가지 않았다는 달착륙 음모론' 같은 것들도 논란이 있으니 국가기관이 의미있게 다뤄줘야 하는 것이 된다"고 비꼬았다.
한 전 대표는 이날 또 다른 페이스북 글을 통해 재차 "환단고기 사태는 음모론적 세계관이냐 과학적 세계관이냐의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글에서 한 전 대표는 "환단고기 사태에 대한 오늘 대통령실 해명은, 환단고기 안 믿는 절대 다수를 싸잡아 '친일 식민사관'이라고 하고, 환단고기 믿는 극소수를 민족정신이 깨어 있는 사람이라고 갈라치기 하려는 후진 의도를 보여준다"며 "환단고기 신봉자들이 쓰는 공격, 방어 방식과 동일하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환단고기를 믿느냐 안믿느냐는 음모론적 세계관이냐 과학적 세계관이냐의 문제이지, 9000년 전 유라시아땅 전부가 우리 땅이었다는 근거없는 주장을 안믿는 게 식민사관과 뭔 상관인가"라며 "역사 가지고 장난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