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 없는 추신수, 빅리그 16년 무관 아쉬움 털까
입력 2021.05.24 00:10
수정 2021.05.23 20:45
메이저리그 16년간 포스트시즌 경험 총 3회
소속팀 SSG 랜더스, KBO리그 선두 고공 비행
16년 통산 1652경기, 하지만 가을 야구는 고작 3번에 7경기.
한국 야구가 낳은 최고의 선수로 일컬어지는 ‘추추 트레인’ 추신수(SSG 랜더스)의 메이저리그 경력과 포스트시즌 출전 횟수다.
2005년 시애틀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추신수는 이듬해 클리블랜드로 이적했고 2008년부터 주전 자리를 꿰차며 10년 넘게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활약을 이어갔다.
산전수전 다 겪은 추신수에게 부족했던 부분은 다름 아닌 큰 경기, 즉 가을 야구였다. 데뷔 팀이었던 시애틀은 물론 자신의 전성기의 시작을 알렸던 클리블랜드 역시 강팀과는 거리가 멀었고 FA 자격 획득 직전이던 2013년, 잠시 머물렀던 신시내티에서 포스트시즌 첫 경기를 맞이하게 된다. 그의 나이 30세, 메이저리그 9년 차에 맞이한 가을야구였다.
당시 피츠버그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출전했던 추신수는 총 네 차례 타석에 들어섰고 패색이 짙었던 8회, 데뷔 첫 포스트시즌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한 뒤 시즌을 마쳤다.
이후 텍사스로 이적한 추신수는 2015년과 2016년,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에 출장했으나 팀이 조기 탈락하는 바람에 여정을 더 이어갈 수 없었다.
추신수의 포스트시즌 통산 성적은 7경기 타율 0.222(27타수 6안타) 2홈런 4타점이다. 기록상으로 특출하지 않지만 경기의 중요도를 감안했을 때 2개의 홈런은 그의 집중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주로 약체팀에 몸담았던 상황으로 인해 추신수는 우승 반지를 갖지 못했고 지난 시즌을 끝으로 빅리그 생활을 정리한 뒤 KBO리그에 무대에 문을 두들겼다.
그가 유니폼을 입게 된 SSG 랜더스는 전신인 SK 와이번스 시절 네 차례 우승을 차지한 강팀 중 하나다. 하지만 지난 시즌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고 9위로 시즌을 마감, 올 시즌도 우승 후보와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추신수 역시 KBO리그에서 생태계를 교란할 정도의 실력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팀의 맏형으로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시즌이 진행될수록 특유의 일발장타와 최고 수준의 선구안으로 제 역할을 다해가는 중이다.
마침 SSG 랜더스가 연승 휘파람을 불며 선두를 내달리고 있다. SSG는 40경기를 치른 현재, 23승 17패(승률 0.575)로 단독 선두를 올라있다.
물론 경기 수와 상위권 팀들의 승차 등을 고려했을 때 SSG의 1위 유지는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그럼에도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SSG의 올 시즌은 만족 그 자체이며 중심에 추신수가 자리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16년 통산 얻지 못했던 우승 반지를 KBO리그에서 얻을 수 있을까. 팀원 모두가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추신수 역시 성적을 조금만 끌어올린다면 꿈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