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버블 공포 덮친 코스피...변동성 경고음 커졌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1.05.13 11:46 수정 2021.05.13 14:52

“통화정책 변경 우려, 올 하반기부터 하락 가능성”

“밸류는 미래가치 현가화 한 것...경기회복 반영”

인플레이션 공포 확산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이면서 한국 증시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다. 그동안 상승 피로도가 높아진 자산의 거품 붕괴 우려도 고개를 들었다. 통화정책 변경 우려가 반영되면서 올해 하반기 실물경제와 주식시장 간 괴리가 좁혀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1시 2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75p(0.40%) 내린 3148.91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0.46% 내린 3146.97에 출발해 장중 3100선을 위협받기도 했다. 코스피는 지난 10일 종가 사상 최고치(3249.30)를 경신했지만 최근 이틀간 외국인이 총 4조7000억원 넘게 순매도 하면서 상승 흐름이 꺾였다. 이날 현재 외국인은 5610억원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의 매도 공세는 미국발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이다. 지난 12일 발표된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시장 전망치를 크게 뛰어넘으며 전년 동월 대비 4.2% 상승했다. 13년 만에 최고치다. 선제적 유동성 공급 축소(테이퍼링)와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미국 증시와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주저앉았다.


이러한 급락이 자산 버블 붕괴의 신호탄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전 세계 자산시장이 랠리를 펼치면서 한국 주식시장도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이 이어지고 있다. 실물경제와 자산시장 간 괴리가 크게 벌어진 가운데 향후 증시 흐름도 주목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경제 펀더멘털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만큼 향후에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제 펀더멘털이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한 상황인데 이에 비해 주식을 중심으로 한 자산가격의 상승 폭은 훨씬 크다고 볼 수 있다”며 “경제 펀더멘털은 올해나 내년까지 꾸준히 올라가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센터장은 “상대적으로 주식시장은 향후 통화정책 변경 부분 등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면서 하락할 수 있다”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실물과 자본시장 간 괴리가 조금 좁혀지는 국면이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 만들어지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밸류에이션이 미래가치를 현가화시켜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 기간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어닝은 반토막이 났지만 주가는 다 올랐다”며 “멀티플의 변화가 나타났다는 얘긴데, 결국 코로나를 겪고 나서 속도가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 센터장은 “‘미래가 멀리 있다’고 생각했지만 코로나 때문에 기간이 단축되면서 주가 할인 폭이 줄었고, 백신을 맞고 나면 정상화될 거라는 기대감이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물경제와 주가 간 괴리에 대한 우려도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물경제와 주가 간 괴리에 대해 “그렇다면 그 이전의 그 주가 수준은 정당했나 라는 질문을 해봐야 하는데 그 이전이 오히려 할인되는 요인들이 많았고 최근 적절하게 경기회복을 반영하면서 올라갔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최 센터장은 “일시적인 과열도 나타날 때도 있지만 지금의 상황은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경기회복에 그렇게 때문에 유동성 공급은 계속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주가가 버블 상태라서 떨어져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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