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성범죄 저지른 한의사, 주소 옮겨 부산서 개원했다

몰카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한의사가 의료기관 취업이 제한된 기간에 부산으로 주소를 옮겨 한의원을 개원해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부산 해운대보건소 등에 따르면 서울서 한의원을 운영하던 한의사 A씨는 2019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 이용 촬영) 위반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A씨를 일정 기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운영 또는 종사를 금지했다.

그러나 A씨는 행정기관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2019년 부산 기장군으로 주소지를 이전했고, 지난해 5월부터 부산 해운대구에서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이 사실은 지난해 10월 지자체가 실시하는 의료인 성범죄 경력 조회 과정서 드러났다.

의료시설 폐쇄 권한이 보건복지부에서 관할지자체로 이전되면서 해운대구가 올해 2월 A씨에게 한의원 폐쇄를 요청했다. 하지만 A씨는 법원 판결의 부당함, 관련법의 법리적 해석 문제를 들며 폐쇄에 불응하고 있다.

문제는 법원이 내린 A씨 취업제한 기간이 4월 17일까지라는 것.

해운대구 보건소 관계자는 "개원 신청과 달리 주소지 이전(전입신고)의 경우 성범죄 이력 조회를 하지 않고 있다"며 "여가부는 지자체가 이력을 조회해야 한다고 판단하는 것 같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 복지부에 문의해둔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A씨 취업제한 기간이 곧 끝나지만, 아동청소년보호법상 시설 폐쇄 명령에 불응하게 되면 이 이유로 시설을 폐쇄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당 한의원을 폐쇄하기 위해 행정 절차를 밟아 나가고 있고 폐쇄 요구에 응하지 않은 기간은 과태료 처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