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0’ 한화 책임질 수베로 감독의 근거 있는 자신감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0.11.29 00:00
수정 2020.11.29 00:12

암흑기 정점 찍은 한화의 리빌딩 미션 안고 3년 계약

마이너리그 감독으로 유망주 육성 발굴 경험 풍부

팀 개혁을 외친 한화 이글스의 선택은 외국인 감독이었다.


한화 이글스는 27일 카를로스 수베로(48) 감독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최원호 감독대행이 이끌던 한화는 베네수엘라 출신의 수베로 전 밀워키 브루어스 코치와 3년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과 연봉의 규모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이미 베테랑들을 대거 정리한 한화는 재창단 수준의 리빌딩을 각오하며 구단 역사상 첫 외국인 감독을 모셔왔다. KBO리그에서는 제리 로이스터(롯데 자이언츠), 트레이 힐만(SK 와이번스), 맷 윌리엄스(KIA 타이거즈) 감독에 이어 역대 4번째 외국인 사령탑.


2018년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로 희망을 살렸던 한화는 2019년 9위, 2020년 10위로 추락했다. 역대 최다연패(18), 시즌 중 감독 사퇴에 이어 꼴찌 굴욕으로 암흑기의 정점을 찍었다.


수베로 감독도 최근 한화의 참담한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다. 그런 팀을 상향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과제가 얼마나 어려운지도 알고 있다.


수베로 감독은 “리빌딩은 어떤 팀에서도 쉽지 않다. 앞으로의 3년은 모두에게 힘든 시간이겠지만 팀이 점차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면 흥미로울 것”이라며 “리빌딩 계획은 한국에 가서 구체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의욕과 자신감이 묻어난다. 리빌딩 성공에 기여한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현역 시절 내야수로 활약했던 수베로 감독은 2001년부터 2015년까지 텍사스 레인저스·시카고 화이트삭스·LA 다저스·밀워키 브루어스 등에서 마이너리그 팀 감독을 역임하며 유망주 육성과 발굴에 탁월한 재능을 뽐냈다. 밀워키 코치 시절에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리빌딩 성공 과정에 기여했다.


마이너리그 감독은 물론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는 베네수엘라 대표팀 감독을 지냈다. 10여년 동안 각종 레벨에서 지도자 역할을 했다. 그 과정에서 선수들과의 온화한 소통으로 리빌딩과 팀 쇄신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수베로 감독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근거다.


수베로 감독의 최종 지향점은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수베르 감독은 “최종 목표는 당연히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물론 당장 이루면 좋겠지만 팀이 점차 발전하면서 계약 기간이 끝날 때쯤 그 목표를 달성해 모두가 즐거우면 좋겠다. 내 역량을 쏟아 붓겠다”고 말했다.


근거 있는 자신감을 안고 의욕을 보인 수베로 감독이 한화의 꺾인 날개를 다시 펼 수 있을까. 첫 외국인 감독을 맞이하는 한화 팬들의 관심과 기대는 고조되고 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