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이 "내 대선캠프 아니라카대?"한 이곳…野 소장파 정치카페 '하우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입력 2020.10.22 00:05
수정 2020.10.21 22:50

잠행하던 유승민, 21일 정치카페 '하우스' 방문

'유승민 대선 전초기지'라는 소문에 '농담' 응수

하우스, 30일 최장집 교수 '개장 특강' 준비

카페·책방 기초로 한 '정치살롱' 될 듯

"여기가 내 대선캠프라 그래서 좋아서 왔는데, 아니라카대?"


보수 진영 소장파 인사들이 주축이 된 협동조합 카페 '하우스'에 유승민 전 의원이 방문하자 현장은 활기를 띄었다. 지난 총선 이후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등장한 유 전 의원은 반가워하는 이들을 향해 이같은 농담을 던졌다.


21일 국회 인근에 자리잡은 협동조합 정치카페 '하우스(How's)'를 찾은 유 전 의원은 하우스의 '미디어쇼케이스' 행사가 끝난 뒤 현장을 찾았다.


그는 "나도 (하우스) 조합원으로 들어가고 싶었는데 자격이 안 된다고 해서 못했다"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이에 하우스 이사장을 맡은 오신환 전 의원은 '대선 주자는 자격이 안 된다'는 취지로 답했다. 그는 "오세훈 전 시장과 원희룡 제주도지사 역시 조합원으로 받지 않았다"고 웃으며 맞받았다.


앞서 오 전 의원은 이날 정식 개장에 앞서 '미디어쇼케이스'를 열고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정치문화 운동을 할 필요가 있겠다는 고민이 있었다"며 "각자 출자해 평등한 구조로 1인 1표를 행사하는 민주족 소통의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협동조합 형태로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 전 의원은 이날 '하우스'가 유승민계 의원들의 '대선 준비조직'이라는 해석에는 "사실이 아니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특정 인물의 사조직인 것처럼, 대선 준비공간인 것처럼 기사가 나왔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조합원이 출자해서 만든 공간, 시민과 함께해야 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개인의 공간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하우스'는 전·현직 국회의원을 포함해 157명의 조합원이 출자해 만들어졌다. 조합원 절반 이상은 전국 각지에서 참여한 청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내에서는 유의동·김병욱·김웅·이영·황보승희 의원 등과 원외의 홍철호 전 의원, 김수민 국민의힘 홍보본부장 등이 참여했다.


공간은 커피숍과 책방에 더해 강의실, 유튜브 스튜디오 등으로 구성됐다. 커피와 책을 팔며 강의도 열고, 독서 클럽 등 모임의 장소로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진보 아지트'로 불리는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의 '벙커'를 떠올리게 하는 공간 구성이다.


하우스 추진위원이었던 유의동 의원은 이날 행사에서 "여러 사람이 열린 공간에서 민주적으로 수평적으로 창의적으로 의견들을 교환하면서 대안을 찾는 공간이 여의도에 있으면 좋겠다는, 그런 토양을 만들면 어떻겠냐는 의논 끝에 이 일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21대 (국회)에 훌륭한 자원들이 들어와서,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민주당에도 그렇고 다른 정당에도 그렇고 여기에 관심을 갖고 참여한다는 분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은 "아지트가 있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라며 "하우스를 아지트로 이용하라고 적극 홍보하겠다"고 했다.


이날 행사엔 야권 관계자뿐 아니라 범여권 인사도 참석했다. 하우스를 둘러본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는 하우스를 '정치살롱'이라고 규정하며 "독립운동가들이 독립 운동을 의논했던 과거의 그 살롱문화가 지금은 사라졌는데, 이를 계기로 살아나 훌륭한 정치살롱이 됐으면 좋겠다. 종종 이용하겠다"고 말했다.


하우스는 오는 30일 개장 기념으로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의 특강을 열 예정이다. 이같은 시민 대상 강의는 '여의도 클라스'라는 이름으로 계속 이뤄진다.


'여의도 클라스'의 반장을 맡은 최홍재 코리아비전포럼 정책실장은 "중요한 사회적 문제에 대해 메시지를 낼 수 있는 분을 모셔서 시민과 공유하고 토론하는 장을 만들겠다"며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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