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2020] 연휴 끝나자‘펀드 국감’...사모·뉴딜펀드 난타전 예고
입력 2020.10.06 06:00
수정 2020.10.05 14:35
'관치논란' 뉴딜펀드, '불완전 판매' 사모펀드 국감 최대 이슈
'이동걸 건배사' '금융그룹 통합감독법' 등도 여야 공방 불가피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를 앞두고 금융권이 '펀드국감' 총력방어 태세에 돌입했다. 정무위는 오는 7일부터 26일까지 20일간 국감을 진행하는데, 불완전 판매 의혹을 받고 있는 사모펀드 사태와 관치펀드 논란 중심에 선 뉴딜펀드가 최대 이슈가 될 전망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국감에서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부실과 상품을 판매한 금융사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이어질 예정이다. 당장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비롯한 금융당국은 방어논리와 함께 국회에 내놓을 구체적인 예방책을 마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우선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 상대적으로 야당은 금융당국의 책임론과 함께 여권인사 연루 및 권력비호 의혹에 대해 공세를 펴는 반면, 여당은 금융사의 부실판매 문제를 지적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무위는 그동안 국감 '단골손님'이던 금융지주 회장이나 은행장을 부르지 않기로 했지만,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선 박성호 하나은행 부행장,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그만큼 펀드사태의 핵심을 조목조목 따져보겠다며 벼르고 있는 것이다.
올해 국감에서는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금융당국 책임론이 도마에 오르며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의원들의 호통 세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 7월 29일 정무위 첫 업무보고에서도 은 위원장과 윤 원장은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연신 고개를 숙이며 사과해야 했다.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뉴딜펀드 역시 금융당국이 총력방어에 나서야하는 이슈다. 현재 정부가 투자대상으로 40개 분야와 197개 품목을 예시로 제시하는 등 '관제펀드'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추진 과정에서 기업이나 금융사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투자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청와대 경제수석 출신이 수장으로 있는 기업은행도 야당의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 직원의 부정대출과 금품수수 등 최근 잇따라 발생한 내부통제 문제가 도마에 오를 예정이다. 이영 국민의힘 의원이 금감원에서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은행권 금융사고 발생 현황'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 6월까지 국내 20개 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총 186건, 사고 금액은 총 4884억원으로, 사고 금액이 가장 큰 곳은 기업은행(1337억원‧15건)이었다.
기업은행은 이른바 '장하성 동생 펀드'로 불리는 디스커버리 펀드 환매중단 사태를 둘러싼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금융사 가운데 가장 많은 금액인 6700여억원어치를 판매했고, 환매중단 금액만 914억원에 달한다.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은 "기업은행 창구에서 예금인 것처럼 속여 팔았다"며 전액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야당은 "정권 실세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고서야 신생 업체가 국책은행에서 가장 많은 사모펀드를 판매할 수 있었겠느냐"며 의혹을 제기한 상태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건배사' 논란도 도마에 오를 예정이다. 이 회장은 최근 공개석상에서 더불어민주당의 '20년 집권'을 기원한다는 내용의 건배사로 논란을 빚은 뒤 "사려 깊지 못한 발언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했다. 야당은 "이 회장이 사과를 했지만, 누가 봐도 정치적 발언이기 때문에 제대로 사과해야 한다"고 거듭 질타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그룹통합감독법을 둘러싼 여야 공방도 예상된다.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금융그룹통합감독법은 여·수신, 보험, 투자 중 2개 이상 업종의 금융회사를 운영하는 자산 5조원 이상 금융그룹을 관리 감독하는 것이 골자다. 법안이 통과되면 당장 금융사와 산업 계열사를 모두 보유한 그룹들은 사실상 이중 규제를 받게 돼 경영에 부담 커질 수밖에 없다. 금융권에선 사전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건전성을 유지하겠다는 취지와 달리 '옥상옥' 규제인데다가 기업의 경영 활동에 제약을 미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만큼 치열한 정책공방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