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끝나길 기다렸다"…빅히트 공모주 청약에 쏠리는 눈길
입력 2020.10.02 06:00
수정 2020.09.28 23:56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 1117.3대 1 기록…공모가 13만5000원으로 결정
이번 달 5~6일 공모주 청약 실시…'따상' 시 주가 35만1000원까지 '쑥'
기업공개(IPO) 시장 하반기 대어 중 하나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추석 연휴 직후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다. 이미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하고, 투자자금이 급속도로 몰리는 등 과열조짐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에 추석연휴가 끝난 직후 빅히트가 IPO 시장에서 새로운 역사를 쓸지에 대해 투자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빅히트는 오는 5~6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받는다. 2005년 설립한 빅히트는 방탄소년단(BTS)를 세계적인 그룹으로 키워낸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이번에 총 713만주를 공모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일반 청약자의 몫은 전체의 20%인 142만6000주다. 13만5000원의 공모가가 확정된 빅히트엔터는 청약을 거쳐 이번 달 15일 코스피 시장에 공식 상장될 예정이다.
증권사별로 빅히트엔터 공모주 물량을 가장 많이 확보한 곳은 상장 대표 주관을 맡은 NH투자증권이다. NH투자증권은 총 64만8182주의 빅히트 주식을 확보했다. NH투자증권과 함께 대표 주관사로 선정된 한국투자증권은 55만5584주로 두 번째로 많은 물량을 확보했다. 공동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는 18만5195주를 인수사로 참여한 키움증권은 3만7039주를 배정받았다.
빅히트가 IPO 시장에서 기록을 새로 쓸 것이란 조짐이 벌써부터 감지되고 있다. 지난 달 24~25일 진행된 빅히트 수요예측에는 총 1420곳의 기관이 참여해 1117.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앞서 카카오게임즈가 기록한 1478.5대 1보다는 낮지만, SK바이오팜의 835.7대 1보다는 높은 기록이다.
치열한 경쟁률은 공모가에 반영됐다. 당초 빅히트가 희망했던 공모액은 10만5000~13만5000원이었는데,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의 97%에 해당하는 1381곳이 13만5000원 이상을 써냈다. 공모가 밴드를 상회할 수 없는 규정 때문에 빅히트 공모가는 13만5000원으로 최종 결정 됐다. 이 가격으로 만약 청약된 공모주 물량이 모두 소진될 경우 빅히트는 9625억5000만원의 공모자금을 끌어모으고 4조8000억원 수준의 시가총액을 기록하게 된다.
금투업계에서는 빅히트가 58조5542억원인(카카오게임즈) 역대 최고 청약 증거금 기록 경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투자자 자금이 급속도로 빅히트를 향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달 24일 기준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는 역대 최대 규모인 62조7974억원으로 집계됐다. CMA는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상품으로 주로 주식투자를 위한 예치금을 잠시 보관하는 파킹 통장으로 사용된다.
주식 매수를 위한 대기성 자금을 의미하는 투자자예탁금도 같은 날 55조2769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 청약을 위해 몰렸던 52조3000억원을 5.6%(2조9769억원) 상회하는 규모다. 빅히트에 대한 일반 투자자의 관심이 역대급으로 치닫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투자자의 관심은 '따상(공모가 두 배로 시초가 형성 뒤 상한가)' 가능 여부로 쏠리고 있다. 13만5000원의 공모가로 상장한 뒤 거래 첫날 상한가를 기록한다면 빅히트 주가는 단숨에 35만1000원까지 뛸 수 있다.
다만, 역대급 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증거금 대비 받을 수 있는 주식 수는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1478.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카카오게임즈에 1억원의 증거금을 넣은 투자자는 5주만을 손에 쥐었다. 카카오게임즈의 공모가인 2만4000원을 상회하는 빅히트의 청약 경쟁률이 1000대 1을 넘게 된다면 1억원을 넣었을 때 받을 수 있는 주식 수는 1주에 불과하다.
신수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BTS의 성공모델을 소속 아티스트에 적용하면서 기대되는 팬덤의 글로벌 확장성과 아티스트의 매출 잠재력을 이끌어낼 자체 플랫폼인 위버스의 성장성이 높게 점쳐진다"고 말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히트의 올해 예상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44.0에서 56.5배로 JPY엔터, 에스엠 등 국내 동종 및 유사업체의 평균 PER인 69.0배 대비 18.1에서 36.3% 할인된 수준이다"라며 "상장 후 유통가능 물량도 1005만주로 적지 않은 수준인 만큼 주가 추가 상승이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