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이재명, 우리 안의 작은 이기심 자극하며 선동하지말라"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입력 2020.09.07 09:42
수정 2020.09.07 09:43

"저도 정치적 이익만 생각하면 다 드리자고 하는 게 편할 것

양심상 그렇게 못 한다…시민 자극 유혹의 속삭임 알기 때문

정권 핵심인사들 불공정에는 침묵하면서…앞뒤 맞지 않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7일 2차 긴급재난지원금의 선별 지급을 반대하며 '보편 지급'을 주장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를 두고 "우리 안의 작은 이기심을 자극하고 선동하기보다, 어려운 분들의 삶의 질에 더 집중해달라"고 조언했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저도 정치적 이익만 생각하면 다 드리자, 더 많이 드리자고 말하는 것이 편할 것이지만 양심상 그렇게 못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모두에게 다 주자는 주장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하고 대한민국의 앞날을 걱정하는 건전한 시민들의 마음 한 구석에 있는 보상심리와 이기심을 자극하는 유혹의 속삭임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며 "오직 농사를 포기한 농사꾼만이 겨울 동안 소를 잡아먹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이재명 지사님은 국민들이 가난보다 불공정에 더 분노한다고 말씀하셨다. 맞는 말씀"이라며 "하지만 십만 원을 받고 안 받고 이전에, 더 크게 분노하고 있는 불공정이 만연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 대표는 "만원 지하철에 시달리고, 하루 종일 상사 눈치 보며 힘들게 벌어서 받은 월급, 그 월급으로 낸 세금이 나보다 어려운 사람을 위해 쓰여진다는 확신이 없는 것, 그것이 불공정"이라며 "철마다 멀쩡한 보도 블럭 깨고, 셀프 심사로 보조금 타 먹으며 혈세 낭비하는 부정과 비리가 판치는 것, 그것이 불공정"이라고 꼬집었다.


안 대표는 "빽 없는 내 아이들은 열심히 공부해도 가고 싶은 대학 못 가는데, 누구 아들, 누구 딸은 부모가 누구라서 노력하지 않고도 좋은 대학가고 좋은 직업을 갖는 것, 그것이 불공정"이라며 "조금 나은 분들에게 이해하고 참자고 함께 호소하자. 세금을 내는 분들은 벌을 받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공동체를 위해 공헌한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 가자"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다 드리자', '구분해서 드리자'를 두고 논쟁하기 이전에, 힘없는 국민들에게서 희망을 뺏는, 이런 거대한 반칙과 특권, 불공정을 타파하는 일"이라며 "이 정권 여러 핵심인사들의 반칙과 특권, 불공정 행위에 대해 침묵하면서, 불공정을 말씀하시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안 대표는 "각자도생의 사다리가 아니라 모두가 같이 설 수 있는 튼튼한 디딤돌을 함께 만들어 가자"며 "시장으로, 도지사로서 국민의 가장 가까이에서 보고 듣고 느끼신 것들을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써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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