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제 확대 재지정 후 거래 ‘한산’…재건축 단지는 ‘신고가’
입력 2025.04.23 07:00
수정 2025.04.23 07:00
강남3구·용산구 아파트 매매, 2026→28건 급감
“거래 실종에도 호가 높아”…집값 상승 폭도 둔화
목동·여의도, 실거주 의무에도 재건축 기대로 수요 여전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확대 재지정 이후 거래가 한산해진 분위기지만 재건축 단지들은 신고가를 새로 쓰며 꾸준한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실거주 의무에도 재건축 수혜 기대감에 따른 수요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3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전날(22일) 기준 신고된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9160건에 이른다.
이 기간 잠실·삼성·대치·청담동 등 지난 2월 토허제 해제 영향권에 있던 강남구와 송파구를 비롯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의 거래량도 2026건에 이른다.
반면 지난달 24일부터 강남3구와 용산구 내 전체 아파트로 토허제가 확대 재지정되고 난 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이달 들어 1392건으로 급감했다.
서초구는 한 건의 거래도 이뤄지지 않았고 강남·송파·용산구 거래량도 총 28건에 불과했다.
물론 매매 후 거래 신고까지 기한이 한 달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거래량이 현 시점에 집계한 것보다 더 늘어날 수 있지만 시장에서는 토허제 지역을 중심으로 눈에 띄게 아파트 매매가 크게 줄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잠실의 한 공인중개사는 “송파구 전체에 토허제를 지정하고 나서 아파트 거래가 잠겼다”며 “다만 집주인들이 토허제가 잠시 풀렸을 때 찍었던 신고가 대비로는 호가를 크게 많이 낮추려고 하지 않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가격 상승 폭도 둔화되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토허제가 재지정되기 직전인 3월 3주(17일) 서울 아파트값은 0.25% 올랐으나 이후 3월 4주 0.11%, 3월 5주 0.11%, 4월 1주 0.08%, 4월 2주 0.08% 상승하는 등 오름세가 완만해진 상황이다.
마찬가지로 서초·강남·송파구도 3월 3주 기준 각각 0.69%, 0.83%, 0.79%의 변동률을 보였으나 4월 2주 기준 서초구와 강남구가 0.16%씩, 송파구는 0.08% 오르는 등 상승 폭이 축소됐다.
그러나 토허제 지역 내에서도 재건축 단지는 예외적으로 여전히 신고가를 줄줄이 이어가고 있다.
서울 내 재건축 이슈가 있어 내년 4월까지 토허제 지정 기한이 연장된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동의 경우 최근 줄줄이 상승된 가격에 거래가 체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재건축을 앞둔 양천구 목동에선 지난 15일 목동신시가지 5단지 전용 115㎡이 30억5000만원으로 신고가를 냈다. 지난 3일 같은 면적이 28억8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2주도 채 되지 않아 1억7000만원이 오른 것이다.
인근의 목동신시가지1단지 전용 98㎡도 지난 9일 24억1000만원으로 최고가를 써냈다.
영등포구 여의도동에서는 이달 들어 대교 전용 133㎡와 삼부 전용 135㎡가 각각 33억원의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정비계획 변경안이 공개되며 재건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지난달 21일 전용 84㎡가 35억5000만원, 이달 5일 전용 76㎡이 31억원의 최고가를 찍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재지정 이후 다소 진정됐던 서울 아파트 값 흐름과는 상반된 분위기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은 “강남3구와 용산구 내 아파트 거래는 많이 줄었다”며 “실거주 문제보단 기존 주택을 빠른 시일 내 처분하는 것이 쉽지 않아 해당 지역 진입이 어려운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국토부에서 6개월 내 기존 주택을 처분하도록 지침을 내렸는데 거래가 잠잠해진 부동산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이 기간 내 주택을 매매하긴 촉박할 것”이라면서도 “재건축 단지는 나중에 신축이 될 아파트로 신축 단지를 매입하는 것보다 재건축 단지를 사들이는 것이 더 저렴하기 때문에 수요가 꾸준하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