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인수, 극적 타결될까 파국 맞을까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입력 2020.08.24 15:33
수정 2020.08.24 16:39

이동걸 산은 회장-정몽규 HDC 회장간 회동 '주목'

금호-HDC 대표간 만남에도 이견으로 간극 못 좁혀

빈손으로 끝나 노딜로 귀결될 듯...소송전 가능성도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성사 여부가 내달 초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이면서 최종 결과에 대해 항공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정몽규 HDC그룹 회장간 회동을 앞두고 있지만 극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은 상황으로 최종 결렬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조만간 이뤄질 이 회장과 정 회장간 회동이 아시아나항공 M&A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결과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이 회장은 지난 20일 정 회장에게 회동을 제안한 상태로 회동은 이달 말이나 내달 초쯤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이미 이미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두 차례 만난 바 있는데 이번 만남은 이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기 위한 만남이 될 가능성이 크다. 만남의 결과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이 HDC현산에 인수되거나 채권단 관리 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에서는 두 사람의 만남이 이뤄지더라도 어느 한쪽의 통 큰 양보 없이는 문제 해결의 접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이 만남을 제안한 지난 20일은 M&A 거래 당사자인 금호산업과 HDC현산측이 대표이사간 만남을 가진 날이었다. 이날 서재환 금호산업 대표와 권순호 HDC현산 대표는 서울 모처에서 만남을 가졌지만 기존 입장 차를 재확인 했을뿐 성과는 없었다.


HDC현산은 지난달 제안한 재실사를 요구를 굽히지 않은 반면 금호산업은 거래 종결을 촉구하는 등 양측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렸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HDC현산은 지난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항공업계 상황이 많이 달라진 만큼 인수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12주간의 재실사를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HDC현산의 재실사 요구 수용에 난색을 표해왔다. 인수가 전제돼야만 수용할 수 있고 수용하더라도 기간과 범위가 제한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


양측이 대표이사간 만남을 가졌지만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결국 이 회장이 직접 나서 정 회장에게 회동을 제안하게 됐다는 것이 항공업계의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이 회장의 만남 제의까지 거절하기는 어려운 만큼 회동은 성사되겠지만 앞서 금호산업과 HDC현산간 만남과 마찬가지로 타협안을 도출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해외 국가에서의 기업결합 승인 절차가 모두 완료된 상태로 인수 절차 완료에는 아무런 장애물이 없는 상황이다.


결국 핵심은 재실사 문제인데 어느 한쪽이 양보하지 않으면 해소될 수가 없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채권단이 그동안의 입장을 뒤집고 HDC현산의 재실사 요구를 받아들기는 쉽지 않고 HDC현산으로서도 재실사 전에 인수를 확약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채권단 입장에서는 HDC현산의 인수의지를 확인해야 하는데 그동안 모호한 태도로 일관해 온 스탠스가 단기간 내 급변할 가능성이 더더욱 낮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주인이 없는 아시아나항공의 경영환경이 점점 더 악화될 수 있는 만큼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서라도 어떤식으로든 결론을 내야 하는 상황에서 HDC현산의 모호한 태도는 채권단이 결단을 내리게 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결국 거래 양 당사자들에 이어 채권단과의 만남도 성과없이 빈손으로 마무리되면서 노딜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양측이 모두 그동안 협상 과정에서 충분한 명분을 축적해 왔다는 동상이몽으로 2500억원 달하는 계약금 소송전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채권단과 HDC현산 양측의 최고 책임자가 만나는 것이지만 기대를 갖게할 만한 요인이 거의 없어 보인다”며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사례처럼 결국 파국을 맞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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