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정강정책 분석②] '국회의원 4연임 금지'…'파격' 정치개혁 방안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입력 2020.08.16 09:00
수정 2020.08.16 06:10

국회의원 기득권 내려놓기·청와대 권력 분산 골자

"선제적으로 이 같은 담론 내놓았다는 점에서 의미"

김병민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발전 이끌어낼 것"

김병민 미래통합당 정강정책특위위원장이 13일 국회에서정강정책탁위10대정책을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미래통합당이 당의 새로운 정강정책에 제시한 '국회의원 4연임 금지' 등의 파격적 정치 개혁 방안이 주목을 받고 있다. '기본소득' 등 진보적 아젠다를 정강정책에 담아 보수정당의 진정한 변화를 알렸다는 평가 속에 정치 개혁 부문에서도 선도적 역할을 점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 산하 정강정책개정특별위원회가 내놓은 개정안 초안의 '정치 개혁' 부문을 살펴보면 '국회의원 4연임 금지', '대통령 임명직 대폭 축소', '청와대 민정수석실·인사수석실 폐지', '기초의회·광역의회 통폐합', '권력형 비리 공소시효 폐지', 'KBS 수신료 폐지', '공영방송 사장의 대통령 임면권 폐지'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같은 개혁 과제들은 통합당이 총선 패배 후 당을 쇄신하는 과정에서 진정한 개혁과 변화를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고스란히 담았다는 평가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15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국회의원 4연임 금지 등 국회의원 기득권 내려놓기와 대통령 임명직 축소 및 민정수석·인사수석실 폐지 등의 청와대 권력 축소·분산 방안은 그간 진보 정당에서도 쉽사리 내놓기 껄끄러워 했던 방안들이다"며 "통합당이 선제적으로 이 같은 담론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국민들에 다가가는 임팩트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강정책특위 위원장을 맡은 김병민 비상대책위원은 "(정치 개혁 방안이) 우리 당이 가고자 하는 지향점으로 확고히 정립되고 나면 이 다음 정기국회 등을 통해 당 구성원들과 긴밀하게 소통해 입법화 과정을 면밀히 진행할 예정이다"며 "국민들께서 체감할 수 있는 새로운 정치 변화의 발전 방향을 끌어내도록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통합당 혼자만의 힘으로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러한 개혁 과제들을 우리가 선제적으로 던지면서, 모든 정당들이 다 함께 국민들과 함게 갈 수 있는 정치 개혁 과제에 발벗고 나서주실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하며 향후 개혁 과제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선도적 역할을 자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워낙 개혁적 내용 담은 탓…'4연임 금지' 놓고 당내 일각 논란도
"통합당에 대한 고정관념 탈피에 주안점…변화 진정성 보아달라"


하지만 일각에서 이 같은 개혁 방안들의 현실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점은 분명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과제다. '국회의원 4연임 금지'을 둘러싸고 나온 당내 논란이 대표적이다.


재선의 성일종 비상대책위원은 전날 14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정치권의 기득권화를 제도적으로 예방해보자는 의미"라고 평가하면서도 "(당 내서도) 합의가 안됐고, 여당에서도 시끄러울 것으로 알고 있다. 전향적으로 다뤄야 할 문제"라고 신중함을 견지한 바 있다.


김병민 위원장도 현역 3선·재선급 의원들의 반발을 고려해 해당 제도를 현역 의원들에 대한 소급 적용 없이 추진할 방침이다. 현 21대 국회의원을 모두 초선으로 규정하고, 2032년에 시작될 24대 국회부터 이 제도가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김 위원장은 "처음에는 이 제도에 격하게 반발하는 분들의 목소리도 일부 있었던 것 같다"며 "(소급 적용을 배제하니) 중진 의원들의 반발이 조금은 무마되고 있는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통합당의 새로운 정강정책은 향후 비대위와 상임전국위, 전국의의 의결을 거쳐 확정될 전망이다. 최종안은 당명 개정과 함께 빠르면 이달 말쯤 공개된다.


한 통합당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기존 우리 당이 가져왔던 기조와 상당한 변화가 있었던 만큼 최종안을 만들어내기까지 일정 부분 진통이 있을 수 있지만, 대다수 초선 의원을 비롯한 당내 전반적인 분위기는 새로운 정강정책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며 "국민들에게 박혀 있던 우리 당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시키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 변화에 대한 진정성을 보아달라"고 말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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