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실패' 우려 커진 민주당, 전당대회 띄우기 고심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입력 2020.08.02 13:54
수정 2020.08.02 15:01

언택트 방식으로 침체된 전당대회 분위기

이낙연 대세론에 재미 사라진 것도 원인

요리예능 등 접목해 콘텐츠 마련 예정

이해찬도 합동연설회 직접 참석 방침

민주당 전당대회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붐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당 지도부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후보자 합동연설회와 합동토론회 외에 예능 프로그램 형식을 결합한 콘텐츠 등을 준비해 흥행몰이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전당대회 흥행이 쉽지 않을 것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바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전당대회가 언택트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큰 원인이다. 여기에 더해 이낙연 후보의 대세론이 초기부터 확고해 선거의 '재미'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한 몫했다. 이에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도 흥행방안을 가장 중점적으로 논의해왔다.


전준위 관계자는 "당원들이 모여 함께 응원전도 하고, 피켓도 드는 역동적인 모습이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보니 침체돼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게 사실"이라면서 "총선도 조용히 치른다는 방침을 세웠는데, 전당대회를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치를 순 없지 않느냐. 흥행에 도움이 될만한 콘텐츠를 계속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대안으로는 예능을 접목시키는 방안이 언급되고 있다. 이미 지난달 30일 최고위원 후보들을 모아 '예능 콜라보 합동 토론회' 녹화를 진행한 바 있다. 딱딱한 질의응답 대신 'OX 퀴즈' 게임 등 재미요소를 도입해 당원과 국민들의 접근 장벽을 낮추려는 시도였다.


'냉장고를 부탁해' 등 요리예능을 접목하는 아이디어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농산물을 가지고 각 후보자들이 요리를 만들어 대결을 펼치는 방식이다. 요리에 자신의 철학을 잘 담아내 당심을 끌어내는 것이 관건이다. 농어민·소상공인 당원들의 판로 개척을 위한 '팔도개시몰' 홍보와도 관련이 깊다.


또한 오는 8일 광주전남 합동연설회부터는 이해찬 대표가 참석하는 등 직접 행사를 챙길 예정이다. 당세를 확장하고 지지층을 결집하는 중요한 행사인 만큼, 침체된 상황을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4일 본회의를 끝으로 당분간 국회가 휴회기에 들어가는 만큼, 국민과 당원들의 관심이 전당대회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달 25일 제주를 시작으로 같은 26일 강원, 1일 부산경남, 2일 대구경북 순으로 권역대의원대회 및 합동연설회를 진행했다. 오는 8일부터 광주전남, 9일 전북, 14일 대전·세종·충남, 16일 충북, 21일 경기, 22일 인천·서울 순으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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