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믿을건 금"…코로나 사태 속 '金랠리'
입력 2020.07.19 06:00
수정 2020.07.19 04:37
금값 연일 최고치 경신…KRX금시장 1g당 7만원 넘어서
세계적 저금리시대 도래에 막대한 유동성 풀리자 '금값'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가 지속되면서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돈 풀기가 계속되면서 실물자산인 금값을 끌어올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결국 믿을 건 금밖에 없다'는 투자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것도 금값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금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난 16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1800.30달러에 마감했다. 전날 보다 소폭 하락(-0.7%) 수준이지만, 9년여만에 처음으로 1800달러대를 돌파한 후 역대 최고가였던 지난 2011년 9월(1911.6달러) 수준을 향해 상승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1g 단위로 거래되는 국내 금값은 처음으로 7만원대를 넘어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KRX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가격은 7만원에 마감하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최근 금값은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2014년 한국거래소 금시장 개설 이후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는 중이다. 16일엔 7만20원에 마감하며 나흘연속 7만원대를 유지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올해 초까지만 해도 "국내 금값이 7만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투자전문기관의 예측에 "허황된 전망"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지만, 이젠 7만원 중반대까지 전망치를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권에선 최근 금값 상승세를 두고 "정부가 IMF 때 모았던 금을 팔지 않고 가지고 있었으면 나라의 곳간이 넉넉했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당시 모았던 금(227톤)을 현재 시세로 환산하면 100억달러가 넘는 규모다.
전문가들은 '금값이 더 오를 여력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세계 주요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완화적인 재정·통화정책을 펼치면서 시중에 풍부해진 유동성이 금값을 밀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국의 저금리 기조와 달러 약세도 금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의 2차 확산 가능성과 미국 대선 등 시장 변동성을 높이는 사항이 적지 않은 만큼 안전자산 선호 심리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달러화 약세가 전망되는 만큼 달러화 가치 하락은 금 가격의 상대적 매력을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도 "현재의 저금리 기조가 지속하는 한 금 가격 상승세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