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옹호하는 문빠들의 무지몽매와 성(性)의 도구화
입력 2020.07.16 09:10
수정 2020.07.16 08:22
빌 게이츠 아내는 비서 아닌 마케팅 매니저로 입사한 사람
난중일기, 게이츠 결혼 무지 또는 왜곡 그들의 저의 드러내
고백(告白)할 것이 있다.
성추행으로 피소된 사실이 알려진 뒤 자살한 서울시장 박원순을 옹호하는 사람이 “이순신 장군도 관노와 수차례 잠자리를 같이 했다고 난중일기에 썼는데, 그럼 이 구절 때문에 이순신도 존경 받지 못할 인물이냐, 그의 제사를 지내지 말라는 것이냐”라고 했다는 기사를 읽고 필자는 이순신 장군이 관노와 잤다는 사실을 의심 없이 받아들였다.
난중일기(亂中日記)에 그런 내용이 있었나? 하는 의문은 잠시 들었지만, 워낙 확정적으로 인용(?)하니 깜박 속아 넘어간 것이다. 그리고 그 사실 여부보다는 그 구절을 박원순 옹호를 위해 이용하고, 그럼으로써 피해 여직원을 조선시대 관노처럼 높은 벼슬에 있는 사람의 잠자리 시중을 업무의 일부로 봉사해야 하는 신분으로 전락시킨 문제점을 더 크게 보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순신 장군의 고향 아산이 지역구인 이명수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에 의해 이 구절 인용은 명백한 허위로 드러났다. 관노(官奴)는 관아(官衙)에서 일하는 남자 종을 이르며 여자는 관비(官婢)라 부른다는 것이다.
난중일기 1597년 4월 21일자의 ‘저녁에 여산의 관노의 집에서 잤다(夕宿于礪山官奴家)’는 문장은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하러 경남 합천으로 가던 중에 날이 저물어 익산시 여산면 관아에 속한 남자 종의 집(官奴家)에서 하룻밤 유숙했다는 것으로서 여자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내용이라는 것이 이명수의 설명이다.
영어에서는 Slave 라고 해서 노예(奴隸)라는 중성(中性) 용어를 쓰는데, 조선 사람들은 남녀를 구별 지어 노비(奴婢)라는 말을 사용했다. 이명수는 ‘난중일기’ 연구의 권위자인 노승석 여해고전연구소장, 순천향대 이순신연구소 등 전문 연구가의 자문을 받아 예리하게 이 노와 비의 차이를 읽어낸 것이다.
또 옛말이나 요즘 말이나 한국 사람들은 성관계를 가졌다는 표현으로 ‘잤다’라고 하지 않는다. 이명수가 취재한 전문 연구가들에 따르면 당시 성관계·동침을 의미하는 한문의 글자는 근(近), 포(抱)가 일반적으로 쓰였다고 한다.
‘자다’가 동침의 의미가 되는 건 오히려 영어이다. <I slept with my secretary last night.> 하면 나는 어젯밤 내 비서와 정을 통했다는 뜻이 되는 것이다. 夕宿于礪山官奴家는 그러니까 단순히 숙박한 사실을 기록한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무식한 한 문빠(대통령 문재인과 진보좌파 골수지지자)가 박원순이 공무(公務)의 일부로 비서 여직원과 ‘휴식’이라도 취한 것처럼 난중일기를 들고 유식을 자랑하려다 무식을 폭로한 셈이다.
무식을 폭로한 정도가 아니라 이는 사실 엄청난 사실 왜곡이요 이순신 장군에 대한 명예훼손, 모독이라 할 수 있다. 필자 같은 사람이 벌써 속아 넘어갔지 않는가?
그런데 문빠들의 무지몽매(無知蒙昧, 아는 것이 없이 어리석음)는 이 한 사람으로 그치지 않고 또 한 사람의 똑똑한 척하는 여검사가 그 뒤를 이었다. 문재인의 문(Moon)을 그리며 ‘달님에게 바치는 노래 소음’(https://www.dailian.co.kr/news/view/892565)을 일으켜 필자에게 필(筆)을 들게 했던 진혜원이다.
그녀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언젠가 서울시장 박원순과 팔짱을 낀 사진을 내보이며 “나는 박원순을 성추행했다”라는 도발적(사실은 유치한 흥행 목적의) 내용으로 글을 올려 박원순 성추행 피해 여직원을 조롱했다는 여론의 질타를 받았으며 여성변호사회가 대검에 그녀에 대한 징계 요청을 해놓은 상태이다.
진혜원은 그런 조롱이 성에 안 찾는지 또 페이스북에 “마이크로소프트사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자기 비서였던 멜린다와 연애하고 나서 결혼했다. 그 어떤 경우에도 형사 고소되지 않았고 민사소송도 제기되지 않았다. 남녀 모두 자신의 선택에 가정적인 책임을 부담했을 뿐이다”라고 썼다.
그러나 이것은 그녀가 정말 아무 것도 모르고 그저 문빠 짓이나 SNS에 해대는, 현재 대한민국 법조계의 한심한 일부 모습을 웅변하는 주장이다.
왜냐하면 빌 게이츠(64)의 부인이자 게이츠 부부의 자선재단(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 공동 창설 및 운영자인 멀린다 앤 게이츠(Melinda Ann Gates, 55)는 비서가 아니고 마케팅 매니저로 마이크로 소프트사에 입사했던 사람이다. 빌은 그녀가 미국의 명문 듀크(Duke)대학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뉴욕의 박람회(Trade Fair)에 왔을 때 만나 데이트를 시작, 7년 후 그녀가 자기 회사 제너럴 매니저가 됐을 때 결혼했다. 비서가 아니라 부장 또는 이사 정도의 동료를 인생의 반려, 평생 동업자로 맞이한 것이다.
진혜원은 빌 게이츠와 멀린다 게이츠에 더 자세히 알고 싶으면(알아야 한다), 영문 위키피디아(Wikipedia)에서 두 사람에 관한 기록을 읽어 보고 넷플릭스에 있는 빌 게이츠 이야기(Inside Bill's Brain) 필름도 시간 내서 봐 보기 바란다. 이 비디오에 두 사람의 결혼 스토리도 나온다.
그녀는 빌 게이츠 결혼 이야기를 알고도 왜곡했는지, 아니면 모르고 어디서 들은 말로 ‘옳다, 이걸 박원순 옹호에 써먹어야겠다’고 작정했는지 모르겠지만, 빌 게이츠는 여비서와 결혼해도 아무렇지 않은데, 왜 한국에서는 여비서와 가까이 지내면 여론재판을 당하고, 당사자 여성은 상대가 직장 상사이면 성적(性的) 결정 무능력자가 되어 버리는 것이냐고 성토를 하고 있다. 상사에게 당한 척하지 말고 그 상사와 당당히 연애하라는 말인가? 한마디로 가관이다. 이 여검사의 여성변호사회 징계 요청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지켜보는 국민이 상당히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 징계 담당 부서장 대검 감찰부장은 법무장관 추미애가 임명한 인물이다.)
난중일기와 빌 게이츠 왜곡 또는 무식한 인용은 진보좌파들의 자기 진영 방어와 변호를 위해서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가해자를 피해자로 둔갑시키는 철면피(鐵面皮)한 모습의 일부이며 그들의 저열한(低劣)한 저의(底意)를 드러낸다.
그들에겐 성(性)도 결국, 가해(加害)일 때나 피해(被害)일 때나, 진영을 위해 이용하는 도구일 뿐이다.
글/정기수 자유기고가 (ksjung724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