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김정은, 전단금지 원하는 것 아냐…남북관계 성과 어려울듯"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0.06.14 12:07
수정 2020.06.14 13:14

"북한, 여러 비밀접촉서 일관되게 쌀·비료 요구

금강산관광·개성공단 기대감에 분주히 돌아다녀

文정부는 대북제재 풀어낼 힘이 없다는 것 체험"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북한이 원하는 것은 전단살포 금지 따위가 아니라 쌀·비료 '퍼주기'를 비롯해 금강산관광·개성공단 등 달러 획득 통로 재개통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의 비핵화 없이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해제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문재인정권이 더 이상 남북관계에서 성과를 낼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14일 오전 페이스북에 "전단살포 금지한다고 김정은 남매가 고맙다고 하겠느냐. 정부의 부산스런 대응은 김정은이 원하는 게 아니다"라며 "이명박·박근혜정부 시절, 북한이 여러 비밀접촉에서 일관되게 요구한 것은 쌀 50만 톤과 비료 30만 톤"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 당국자들은 '쌀 50만 톤과 비료 30만 톤은 기본으로 깔고 가야 한다'고 하소연했다"며 "금강산관광, 개성공단의 문이 닫힌 이후에는 '하나라도 풀어달라'고 매달렸다"고 부연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명박정부에서 특임장관, 박근혜정부에서 청와대 정무특보를 지냈으며 국회 정보위원장도 역임해 지난 시기 남북 간의 접촉 관계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원내대표는 최근 북한의 대남 적대 전략 선회는 이러한 목표를 이룰 수 있을 줄 알고 분주하게 돌아다녔던 북한이, 문재인정권으로부터는 더 이상 얻을 게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으로 진단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김정은은 (쌀·비료 '퍼주기'와 금강산관광·개성공단 재개라는) 그 기대감에 싱가포르와 하노이로 분주히 돌아다녔다"면서도 "하노이에서 만난 트럼프 팀의 요구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협상의 출발점'이라는 것으로 완강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정은은 문재인정부가 독자적으로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풀어낼 힘이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체험했다"며 "김정은과 김여정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너희들이 약속했던 것을 하나라도 지켜라'고 고함치고 있다"고 짚어냈다.


나아가 "문재인정부가 대북 인도지원을 재개하든, 남북경협을 풀든, 미국의 협조가 절대적"이라며 "문재인정부의 남은 2년, 남북관계는 소란스럽기만 할 뿐 성과를 내기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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