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금리에 안도한 국내 증시…경제회복 속도에 발목 잡힐까?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0.06.14 10:30
수정 2020.06.14 11:47

증권가, 다음 주 코스피 밴드 2050~2130pt로 예상

국내 증시는 지난 주 미국의 제로금리 장기화 결정에 안도의 숨을 내쉬며 대체적으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다음 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 우려로 인한 성장률 회복 의구심에 증시가 속도 조절에 나설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9~10(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00~0.25%로 동결했다. 연준 위원 17명 전원이 2021년까지 금리동결을 전망했고, 2022년에도 동결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 위원은 15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제로금리 정책의 장기간 유지는 고평가 부담에 노출된 증시에 안도감을 가져다 준 것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2차 확산 가능성에 따른 성장률 회복 의구심을 조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10일 미국 텍사스 주에서 역대 최고치인 2504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고,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애리조나 주 등에서도 코로나19 환자가 늘어나며 확산 우려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미국의 일별 확진자 데이터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특히 코로나19의 2차 확산 우려는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에 조정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 기대를 선반영해 상승하던 주식시장은 의구심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미국 성장률을 -7.3%로 전망했지만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면 -8.5%로 1.2%포인트 추가 악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연준도 지난 FOMC 점도표에서 올해와 다음 해 실질 경제성장률을 각각 -6.5%, 5.0%로 전망했다.


이에 지난주 2200선 복귀를 시도했던 코스피가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성장률 관련 의구심과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코스피 투자심리를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노 연구원은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는 약해졌으나 아직 신흥국 향 패시브 펀드 자금 유입 조짐이 뚜렷하지 않아 2200포인트 안착 가능성은 낮다"며 "자금이 유입되기 위해서는 신흥국 통화가치 안정과 미 성장률 회복 의구심 해소라는 재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KTB투자증권도 제롬 파월 연준의장의 선택이 현재 경제상황이 제로금리 장기화를 단정할 만큼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다는 것으로 해석했다. 연준은 미국 실업률이 5월의 13.3% 보다는 내려가겠지만, 올해 말 9.3%, 2021년 6.5%를 예상하며 코로나19 이전의 3%대 중반으로의 복귀까지는 시간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매크로 분석팀장은 "한국과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주식시장 반등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이고 있었는데, FOMC가 초고속으로 이뤄진 정책 집행을 통한 경제 정상화 속도에 논란을 제기하면서 조정에 들어갈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또 중국경제 정상화 과정도 중요한 요소로 판별했다. 중국의 지난 4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7.5%로 생산 증가율 대비 부진했다. 5월에 추가 개선이 예상되긴 하지만 시장 예상을 하회하게 될 경우 더딘 소비경기 회복이 우려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박 팀장은 "한국 수출의 25%가 대중 수출이라는 점에서 중국 소비경기는 중요한데 회복이 더딜 경우 생산 활동이 다시 위축될 수 있고 이는 우리나라 수출 정상화에도 영향이 있다"며 "중국 5월 소매판매 결과를 통한 중국 경제 정상화 과정에 대한 판단은 주가 추가 상승 여부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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