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경제성장률 전망 '마이너스'…"코로나 불확실성 계속"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입력 2020.05.28 13:30
수정 2020.05.28 12:46

2월 예상 2.1%보다 대폭 하향한 –0.2% 제시

"코로나 글로벌 확산에 국내 경기 크게 위축"

한국은행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마이너스까지 내려 잡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 사태가 당분간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판단이다. 아울러 코로나19 역풍에서 벗어난 이후에는 경기 여건이 나아지겠지만 불확실성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로 예상된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전망치인 2.1%보다 크게 낮아진 수치다. 다만 내년에는 경제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성장률이 3.1%까지 오를 것이란 예상이다.


한은은 코로나19 글로벌 확산의 영향으로 국내 경기가 올해 상반기 중 크게 위축되겠지만, 민간소비와 상품수출의 부진이 점차 완화되면서 완만하게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선 민간소비는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부진하겠으나, 정부정책 등으로 소득여건이 다소 개선되면서 하반기에는 증가 전환할 것이란 관측이다. 설비투자는 비(非) IT부문의 회복 지연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등 IT부문을 중심으로 소폭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반면 건설투자는 민간부문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조정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상품수출은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으로 감소 전환되겠지만, 각국 경제활동이 점차 재개되면서 하반기부터 완만하게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의 향후 전개양상과 관련해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따른 올해와 내년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각각 570억달러와 550억달러로 추정했다.


아울러 국내 취업자수는 올해 중 3만명, 내년 중 29만명씩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의 충격이 컸던 일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하반기에 완만한 회복세로 전환되겠지만, 제조업 및 건설업 업황부진은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0.3%, 내년 1.1%로 전망했다. 올해 정부의 복지정책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코로나19 이후 국제유가 하락,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물가하방압력이 증대할 것이란 판단이다. 그러나 내년에는 경기 개선과 복지정책 영향 축소 등으로 올해에 비해 물가상승률이 높아질 것이란 예상이다.


한편,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서울 세종대로 본부에서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0.75%에서 0.50%로 0.25%포인트 내렸다. 이로써 한은 기준금리는 역대 최저치를 다시 한 번 경신하게 됐다. 한은은 지난 3월 코로나19 여파가 본격 확대되자 임시 금통위를 통해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한 번에 0.50%포인트 인하하는 이른바 빅 컷을 단행한 바 있다. 국내 기준금리가 1% 아래로 떨어진 건 올해가 처음이었다.


이에 대해 금통위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 압력도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코로나19의 전개 상황과 국내외 금융·경제에 미치는 영향,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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