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카드사 1분기 실적 선방…"2분기부터가 문제"
입력 2020.04.28 06:00
수정 2020.04.28 05:37
신한·KB·우리·하나 수익성 개선…비용절감·수익다각화 속 '2분기' 촉각
코로나발 소비위축 3월 본격화…카드대출 연체율 확대 등 부실 가능성도
4대금융지주 계열 카드사의 올해 1분기 성적표가 일제히 발표됐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소비위축 우려 속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거두며 일단은 한숨을 돌렸지만 2분기의 경우 대형가맹점 신판 감소 및 카드대출 연체율 확대를 중심으로 한 실적 악화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드업계 1분기 실적이 당초 예상을 웃돌았다. ‘업계 1위’ 신한카드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265억원으로 전년 대비 3.6% 증가했고 같은 기간 KB국민카드 순익 역시 821억원으로 전년보다 5.3%(41억원) 늘었다. 영업이익은 111억원으로 수익성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각각 1.45%, 8.16%를 기록했다.
지난해 수수료 인하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하나카드의 1분기 순익도 전년 대비 66% 증가한 303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40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39억원)보다 69% 확대됐다. 우리카드 순익 역시 520억원으로 1년 전(240억원)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영업이익 또한 64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7% 증가했다.
카드업계는 당초 코로나 여파로 올해 1분기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높았으나 우려했던 것보다는 양호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저마다 비용절감을 위한 비대면 채널 강화와 카드론 및 할부금융 증가 등 사업다각화가 수익률 방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올해 2분기부터다. 국내에서의 코로나 충격이 3월 들어 본격화된 만큼 2분기 카드이용액 감소 등 악영향이 실적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지난 3월 전업계 카드사 8곳의 개인신용카드 승인액은 40조7466억원으로 전년 대비 4.1% 감소했다. 월 단위 신용카드 이용액이 전년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17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부실채권 확대에 따른 충당금 부담 및 연체율 증가 등 각종 악영향도 우려되는 대목 중 하나로 꼽힌다. 가뜩이나 카드사들이 저마다 수익다변화의 일환으로 카드론 등 대출 비중을 늘리고 있는 상황. 신한카드의 경우 1분기 할부금융과 리스부문을 각각 15.7%, 47.2% 확대했고 KB국민카드 역시 카드론 규모가 전년 대비 10%p 증가했다.
특히 최근 코로나 여파로 급전 수요가 늘면서 업계 전반에 걸쳐 카드론 이용규모가 전년 대비 25% 이상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가운데 내수 부진 장기화로 인한 실업률 상승이나 자영업자 폐업 등이 잇따를 경우 소비 부진 및 연체율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높다. 작년 말 7개 카드사의 고위험 카드대출 잔액은 6조5000억원으로 전체 카드대출(현금서비스, 카드론, 대출성 리볼빙)의 18.1%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신용평가사인 한국신용평가는 코로나19가 온전히 반영될 경우 카드이용실적 감소율이 15~20%에 이를 것으로 관측했다. 또한 그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폭 역시 1000억원 수준에서 최대 288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드사 신용판매 이익에 기여한 항공사, 자동차, 대형 마트, 백화점이 휘청이고 있어 2분기에도 1분기와 같은 호성적을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