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랑 연관 짓다니"…靑·與 의 코로나 정쟁몰이에 분노한 통합당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입력 2020.03.02 11:45
수정 2020.03.02 14:44

靑·與, 신천지=새누리 프레임 짜며 코로나19 확산 신천지 탓 돌려

황교안, 신천지 엄중 비판하며 프레임 일축 "협조 안 하면 강제 조치 불가피"

'신천지 탓'에는 강경 대응…심재철 "확산은 정부 대처 실패·늑장 대응 때문"

박원순, 이만희 '살인죄' 고발 논란…진중권 "실천지 사냥 지나친 듯 "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거세질수록 신천지교회가 정쟁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소위 '문빠'로 불리는 극성 친문 지지층으로부터 신천지가 현 미래통합당의 전신 새누리당 시절부터 이들과 연을 맺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래 일부 여권 정치인도 이를 거들며 정치 공세에 나섰다. 통합당은 도를 넘은 정치공세에 강도 높게 반발했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신천지를 향해 "엄중히 요청한다. 허위 보고나 비협조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라며 "모든 사실 관계를 빼놓지 않고 제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당국의 강제 조치는 불가피하며 국민의 분노와 실망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보냈다.


당초 안일한 대응으로 코로나19 확산에 일조한 신천지를 향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여권과 일부 언론의 지적에, 공개 회의에서 공식적인 언급을 통해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심재철 원내대표 또한 "친여 매체들이 통합당과 신천지를 끊임없이 연관시키려 한다. SNS에서 우리 당과 신천지의 연관설이 계속 조작돼 확산되고 있는데, 악의적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보도하는 것에 대해 묵과하지 않고 당 차원에서 강력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며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과 신천지가 명단을 누락해 피해를 준 것은 확실하다. 이 총회장에 대해 민사·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합당은 중국인 입국금지 등 강력한 조치를 통해 감염원의 유입을 막아야 한다는 전문가들과 야권의 요구를 묵살하고, 오직 신천지에 코로나19 사태의 모든 책임을 물으려는 정부여당의 행태에는 단호한 자세를 유지했다.


심 원내대표는 "코로나19 확산은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의 초동 대처 실패와 이후 부실했던 늑장 대응 때문이다"며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지사 등은 이만희 총회장 체포와 신천지 해체를 주장하며 코로나19 확산 책임을 신천지에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전날 이만희 총회장을 '살인죄'로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준석 통합당 최고위원은 "여현호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이 공무원의 신분으로 신천지=새누리 연계설을 퍼뜨리기 위해 관련 기사를 공유하는 등 적극적인 편향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청와대의 여론몰이를 지적했다.


이 위원은 이어 "신천지 교주를 살인죄로 고발하면 된다는 박원순 시장의 모습은 의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모습에 비해 격이 낮아 보이는 변호사 박원순의 모습"이라며 "박 시장은 행정에 집중해주시고, 메르스 때 했던 만큼만 정부 비판을 통해 견제해달라. 또한 이제라도 문재인 정부는 전문가 집단이 지적한 대로 중국인 입국금지의 실효성을 재검토해달라"고 촉구했다.


박시장의 행보에 대해선 진중권 교수도 지나치다고 언급했다.


진 교수는 자신의 SNS에서 "살인죄까지 등장하고, 신천지 사냥이 다소 지나친 듯 하다. 신천지가 비록 여러 모로 괴상하고, 바이러스의 확산에 도의적 책임이 있지만 그들이 의도적으로 코로나19를 살포한 것은 아니다"라며 "기본적으로 그들도 바이러스의 피해자이고, 국가의 보호를 받아야할 국민이다.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아무리 급해도 초법적인 조치를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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