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언 뱉어놓고 논란되면 "희망·긍정의 메시지"라는 정부여당
입력 2020.02.27 12:09
수정 2020.02.27 13:07
박광온, "코로나 확진자 증가는 국가체계 잘 작동한다는 뜻" 발언 빈축
논란 커지자 "긍정의 메시지 전달하려…발언 취지 다시 살펴봐 주시길"
앞서 文대통령도 "코로나 머지않아 종식" 논란되자 "희망 나눈 것으로 이해"
통합당 "뻔뻔함이 목불안견"·"경거망동 멈춰야…무책임한 언동 책임져야"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거세질수록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 주요 인사들의 실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에 더해 실언으로 질타를 받자 "희망을 나누자는 메시지였다", "긍정의 메시지로 받아들여달라" 등 민심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변명으로 일관해 빈축을 샀다. 27일 야권은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서 국민의 분노를 일으키는 망언이 쏟아지고 있다"고 성토했다.
박광온 민주당 최고위원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미국 '타임지'의 보도를 인용하며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한국의 국가체계가 잘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이야기했다"며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발언을 했다.
박 최고위원의 발언에 야권으로부터 "사태가 소강기에 접어들었을 때도 정부가 잘했기 때문이고 확진자가 급증해도 정부가 잘했기 때문이라니 권력자의 비위나 맞추는 것 아닌가"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그러자 박 최고위원은 같은 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확진자 증가에 과도한 공포감을 갖는 것보다는 외신에서 높이 평가하는 부분, 즉 확진자를 조기에 검진하고 판정하여 공개하는 우리의 시스템과 역량을 믿고 더욱 힘을 모으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긍정적 메시지'를 전달 드리려는 취지였다"며 "발언의 취지를 다시 한 번 살펴봐 주시길 정중히 부탁드린다"고 언급했다.
정부여당 인사의 실언이 논란이 되자 곧이곧대로 해석하지 말고 다른 의미로 메시지를 해석해달라고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주요 대기업 총수들을 모아놓고 "코로나19의 방역 관리가 어느 정도 안정적인 단계로 들어선 것 같다. 방역 당국이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한 발언도 공분을 산 바 있다. 해당 발언이 있고 나서 코로나19의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 탓이다.
문제는 해당 발언에 대한 논란에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우리가 힘을 다 합치고, 총력을 기울인다면 머지않아 코로나19도 마무리될 수 있지 않겠냐는 희망을 같이 나눈 것으로 이해한다"고 평한 것이다.
이 같은 정부여당의 행보를 두고 안일한 현실인식으로 논란을 자초한 뒤 졸렬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검역·방역에 소홀해 감염병을 창궐시킨 정권이 자화자찬도 모자라 국민 탓을 하고 있다. 뻔뻔함이 목불안견"이라며 "박광온 최고위원같은 분들이 민주당 지도부에 있으니, 코로나19와의 전쟁에 구멍이 술술 뚫리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이만희 원내대변인도 "문재인 정권은 더 이상의 경거망동을 멈추고 오직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데에만 전력을 쏟아야 하며, 사태 수습이 우선이겠지만 무책임한 언동으로 국민을 모욕한 데 대해선 반드시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