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오스카 효과 톡톡…제작비 16배 벌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입력 2020.02.20 08:21
수정 2020.02.20 09:48

아카데미 4관왕 휩쓸어

수상 직후 신드롬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오스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수상 이후 국내에서는 관련 업계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했고, 해외에서는 흥행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기생충의 제작사인 바른손이앤에이는 아카데미 수상 이후 최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13일 주식 시장에서 바른손이앤이는 전일 대비 1140원(29.98%)까지 오른 4955원에 거래를 마쳤다. 자회사인 바른손은 이날 전일 대비 29.88%(1325원) 오른 576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기생충'이 아카데이 4관왕에 오른 지난 10일 이후 4거래일 연속 상한가다.


투자 배급사인 CJ ENM의 실적도 좋아졌다. CJ ENM의 연결기준 작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14.5% 늘어난 3조7897억원, 영업이익은 9.5% 증가한 2694억원에 달했다. 영화 부문 매출은 전년보다 63.8% 증가한 349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36억원으로 집계됐다.


CJ ENM은 "칸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4개 부문을 수상한 '기생충'을 비롯해 자체 기획한 '극한직업', '나쁜 녀석들' 등 박스오피스 매출 고성장으로 이러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서점계도 반응했다. '기생충 각본집 & 스토리북 세트'(플레인)은 시상식 직후 하루 동안 예스24에서만 1110권이 판매되며 종합베스트셀러 10위 안에 진입했다.


오는 26일에는 '기생충' 흑백판이 극장에 걸린다. 봉 감독은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의 디테일이나 뉘앙스들을 훨씬 더 많이 느낄 수 있다"며 "알록달록한 컬러들이 사라지니 배우들의 눈빛과 표정에 더 집중할 수 있다"고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해외 반응도 폭발적이다. 글로벌 박스오피스 매출은 2000억원을 돌파했다.


19일(한국 시간) 미국의 박스오피스 집계사이트 모조에 따르면 '기생충'은 전 세계적으로 1억9031만달러(226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순제작비 135억원의 16배에 이르는 금액이다.


북미 누적 박스오피스는 4434만달러(528억원), 북미지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 거둔 매출은 1억4597만달러(1740억원)다.


아울러 '판의 미로-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3760만 달러)를 제치고 북미에서 개봉한 외국어 영화 흥행 순위 5위 올랐다. 곧 4위인 '사랑해, 매기'(4446만 7206달러)의 기록까지 제칠 것으로 보인다.


북미에서는 지난 주말 550만 달러(6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 주말보다 234% 늘어난 것으로, 이른바 '아카데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이웃 나라 일본에서도 흥행 중이다. 전날 일본 언론에 따르면, '기생충'은 15∼16일 이틀간 관객 25만9000명을 모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매출은 3억7000만엔(40억원)이다.


한국영화가 일본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건 2005년 개봉한 정우성 손예진 주연의 '내 머릿속의 지우개' 이후 15년 만이다.


영국에선 개봉 첫 주말(7~9일) 약 140만 파운드(21억원)를 벌어들여 4위로 출발했다. 영국에서 개봉한 비영어 영화 오프닝 성적으로는 역대 최고다.


아카데미 이후 열린 이탈리아 영화 시상식에서도 낭보를 전했다.


18일(현지시간) ANSA 통신에 따르면 '기생충'은 ‘이탈리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다비드 디 도나텔로'(David di Donatello)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재개봉 열풍도 분다.


CJ ENM 베트남 법인은 오는 17일 베트남 전역 80∼100개 상영관에서 '기생충'을 다시 상영한다. 한국 영화 재개봉은 베트남에서는 처음이다.


터키와 인도네시아에선 시상식을 전후해 각각 7일과 11일 CGV 30개 안팎 극장에서 재상영을 시작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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