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수호' 아니라는 민주당 김남국, 청년 프레임으로 물타기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입력 2020.02.18 23:07
수정 2020.02.19 05:59

'조국 수호' 논란 속 강서갑 출마회견 돌연 취소

"청년미래 막지 말라"며 금태섭과 경선의사 밝혀

진중권 "국민 바보로 아나…문빠파쇼 후보 안 돼"


지난 7일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당 입당 기자회견을 했던 김남국 변호사 ⓒ뉴시스

민주당 소속 김남국 변호사가 "이번 선거에서 조국수호를 외치는 사람은 없다. 왜 일부 언론의 허구적인 프레임을 선거에 이용하려 하느냐"며 같은 당 금태섭 의원을 정조준 했다. 동시에 "선의의 경쟁을 하고 싶다"며 서울 강서갑 출마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변호사는 18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금 의원은) 조국수호 프레임으로 선거를 치르면 안 된다고 주장을 하면서 거꾸로 조국수호의 위기감과 논란을 키우는 모순된 행동을 하고 있다"면서 "허구적인 잘못된 프레임이라고 한다면 회피할 것이 아니라 맞서서 깨부수고 나가야 한다"며 정면대결을 예고했다.


금 의원을 상대로 본인이 "혈혈단신 청년"이라는 점도 내세웠다. 김 변호사는 "의원님은 골리앗이고 저는 다윗에 불과하다"며 "무엇 때문에 청년으로부터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기회조차 빼앗으려 하는 것이냐. 청년의 도전을 막는 정당일수록 미래가 없다"고 주장했다.


예고했던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한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임미리 교수 고발 사태에 이어 조국 전 장관 논란이 불거지는 것에 대해 당내 일각에서 부담을 느낀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지역 관계자는 "일부 지역은 조국 이슈 재점화에 상당한 거부감이 있다"며 "그런 우려들이 (김 변호사에게) 전달되지 않았겠느냐"고 했다.


김 변호사가 조국수호와 선을 긋고 '청년'임을 내세웠지만, 이를 보는 정치권 안팎의 시선은 싸늘하다. 조국 사태를 계기로 민주당 열성 지지층으로부터 미운털이 단단히 박힌 금 의원을 의도적으로 노린 게 아니냐는 점에서다.


실제 김 변호사는 조 전 장관을 사실상 변호하기 위해 제작된 '조국백서' 필자 중 하나로 통한다. 이날 정론관 기자회견을 주선했던 인물도 '문빠'를 자처하는 손혜원 의원이었다. 무엇보다 대놓고 금 의원을 저격해 '문빠' 결집을 노렸던 정봉주 전 의원의 강서갑 출마가 좌절된 뒤에야, 추가공모를 통해 출마의사를 밝혔다는 점에서 의심을 피하기 힘들다.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금 의원은 "김 변호사가 지역발전을 위해 출마한다고 했는데, 누가 그렇게 보겠느냐. 우리 지역에 살지도 않는다"며 "조 전 법무부 장관 임명은 지나간 일인데 조국 수호가 이슈가 되는 선거는 미래를 바라보는 것도 아니고 유권자에게 '우리는 절대 틀리지 않는다'는 오만한 모습으로 보일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통해 "(김 변호사가) 조국의 대국민 사기극에 적극 가담한 것으로 아는데, 그 눈에는 국민이 그런 야바위에 속아 넘어가는 바보로 보이나 보다"며 "반성할 줄 모르는 키스 미수범(정봉주 전 의원)의 대타로, 여기저기 행패 부리고 다니는 파시스트 추적군중을 대표해 자격공천을 받겠다? 이제부터 자신을 귀히 여기라"고 질책했었다.


그럼에도 김 변호사가 출마의사를 꺽지 않자 진 전 교수는 "민주당 지도부의 현실인식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대의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문빠파쇼’들의 후보를 절대로 국회로 보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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