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러브콜에도…시대전환 "손 안 잡는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입력 2020.02.05 06:00
수정 2020.02.05 06:08

당권 사수 명분으로 '미래세력 통합' 내세웠지만

유력하게 거론됐던 시대전환 "전혀 고려 안해"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당권을 사수하기 위한 명분으로 '미래세대와의 통합'을 내걸고 있지만, 정작 통합 대상으로 거론되는 단체들은 심드렁한 것으로 확인됐다.


바른미래당과 통합할 미래세대로 유력하게 거론된 '시대전환' 조정훈 대표는 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바른미래당 뿐 아니라 원내 정치 세력들로부터 많은 러브콜을 받았다"면서도 "바른미래당과의 통합 또는 연대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조 대표는 원내 정치 세력들의 러브콜에 대해 "일종의 '침 바르기'라고 본다"며 "우리는 새로운 정치를 하기 위해 스스로 일어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에게 새 정치가 무엇인지 보여주기 전까지 기존 정치세력과 손잡을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시대전환은 3040세대 전문가 그룹이 주축이 됐으며, 이달 23일 창당대회 개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손 대표는 지난달 22일 시대전환 창당선포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기도 했다. 아울러 "젊은 미래세대를 주력 파트너로 여기고 통합에 나서겠다"면서 이번 총선에서 △미래세대 50% 이상 공천 △최대 1억원 선거비용 지원 등을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바른미래당 안팎에서는 손 대표가 추진하고 있다는 미래세대와의 통합에 대해 '실체가 없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왔다.


유승민계와의 갈등에서 '자유한국당과의 보수통합 저지'를 명분으로 당권을 사수했던 손 대표가, 유승민계의 탈당 이후에는 '미래세대와의 통합'을 새로운 명분으로 삼아 당권을 내려놓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미래세대로 불리는 단체들 가운데 70프로 이상이 연대 및 통합을 거절했고, 나머지 30프로도 부정적인 상황"이라며 "당권투쟁을 하던 손 대표는 이미 미래세대들로부터 이미지가 실추되고 신뢰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바른미래당 관계자도 "시대전환과의 당대당 통합이 말이 되는 소리냐"라며 "미래세대와의 통합도 그저 당권을 연장하기 위한 수작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미래세대와의 통합 구상이 물거품이 된다면, 손 대표는 당권을 사수할 사실상 마지막 명분까지 잃게 된다. 당 소속 의원들 뿐 아니라 당직자들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손 대표는 더욱 사면초가 상황에 몰릴 것로 보인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이유림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